시근밥 솥단지

세모(歲暮)

솔석자 2018. 5. 11. 22:54

세모(歲暮)


꺼이꺼이 울어대며

넌 시방 어데로 떠나가나

울다울다 목통 끝내 쉬어버려

밭은 소리 목울대 속으로 도로 들어가

딸꾹질만 딸꾹딸꾹

다 저문 날 저녁

섧게 섧게 너는 누구를 문상하나

어느 누구가 있어 이제 그의 임종을 기다리는가


생각하고 또 후회해 회한에 젖어도

흘러간 시간이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것

새 자락, 온 자락 큰 한 자락

세월 탁류에 허망하게 쓸려 보내고

도덕 윤리 사랑의 수재민 된 맵고 추운 이 저녁

너 마지막 남은 세월의 끝자락 잡고

마저 떠나려는 것에 무슨 큰 미련 남았길래

목이 다 갈라지도록 그렇게 울어대는가?



'시근밥 솥단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지부동(伏地不動)  (0) 2018.05.11
예수 나그네  (0) 2018.05.11
예수 믿기 좋은 계절  (0) 2018.05.11
탈(脫) 베데스다  (0) 2018.05.04
베드로의 고백  (0) 2018.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