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밥 솥단지 545

천사가 온 곳으로 간다는데야...

슬퍼도 웃었고 웃고 있어도 마냥 슬펐네 ​ 아파도 명랑해야 했고 쾌활한 듯해도 많이 아팠네 ​ 그러면서 아픈 이를 치유했고 그러면서 절망하는 이에게 희망을 주었지요 ​ 그게 그대였습니다 ​ 누가 말했던가요 잔인한 사월이라고 그보다 더 처절하게 잔인한 십일월에 우린 천사를 보냅니다 온 곳으로 간다는데야... ​ 그래도 외롭진 않으리 사랑하는엄마와 함께라서... ​ 미안합니다. 몰라줘서... 미안합니다. 속절없이 웃었어서... 미안합니다. 나는 그래도 살겠기에... ​

시근밥 솥단지 2020.11.03

지월(指月)

지월(指月) 달은 그냥 하나의 달일 뿐인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들은 어찌도 그리 많은지... 왜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 끝을 보느냐 말하지 마라 보라는 달은 어데 있을꼬 손가락만 보이니... 저마다 달을 가리켰다 생색내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우고 있으니 손가락 끝만 보일 밖에... 달을 가리켰으면 부탁하노니 그 손가락 좀 치워라 그러면 달을 보게 될 것이니... 瓦片 朴榮淳

시근밥 솥단지 202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