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밥 솥단지

옛날옛적에…(98.03.15)

솔석자 2019. 4. 16. 13:40

옛날옛적에

 

옛날꼰날에 이런 나라가 있었다드라 진짠진 잘 몰러 나두 들은거여

사람들은 눈이 한짝씩이드래. 물어보들 모태 왼짝잉가 오른짝잉가

것두 몰르지만서두 하이튼간에 말이여 눈꾸녕이 한짝씩이였드래

애길하믄 쫌 길꺼 가텨 그래두 내 얘길 한 번 해볼참이여

잉금이 이썼는데 말이여 그 냥반 을매나 법대루 하능걸 조워했는지

인자부터 죄진 눔은 자버다가 눈까리를 빼비리라-!” 해꺼던?

다덜 벌벌 떨었대. 어이구 누깔 빠지믄 먼 재미루다가 살어 참말로

근디 글씨 잉금 큰 아들누마가 아부지 믿구 죄를 징겨. 이런 지기랄

법대루 하는 잉금이래두 맴이 아펐지. 근데 법인걸 어쪄

그눔 자버다가 냉큼 눈까릴 빼뿌리소릴질르구는 그 꼴 못바

지 방으루 드러가 문 칵 쑤세 닫구 대갈바릴 싸구 누운기여

일은 거부터 잘못된거여. 인자 대들어 눈까리를 빼뿌리야 되는데

잉금 미테 인는 눔아들이 가마이 생각해 보니깐두루

이거 진짜루 빼두 되능건지, 아니문 잉금이 그냥 한 번 해본 소린지

영 몰르겠거던? 알어서 기자 하고 한짝 눈까리만 뺀 거여

맴이 아퍼설라무네 문거러 장구구 눈텡이 벌겋게 울던 잉금이

낭중 가마이 아들눔 보니 글씨 이눔 눈깔이 다 빠진건 아니거던?

한 편으루는 다행이다 싶구 또 한편으루는 영 소태 씹은 맛이지

먼 소릴 하능거냐구? 지기랄 이럭케 눈치 없는 화상하군

먼 소린 먼소리여 잉금 아들누마를 한 짝 눈까리만 빠뿌맀는데

어뜬 미친 시래비 아들눔이 두 누깔 다 빼라고 디리대겐능가마리여

그래설라무네 그 쯤 해쓰먼 댔다하고 대충 한짝 씩만 뺀기지

위신이구 머구 체면이구 가뿔 다 꾸게진 거지머

결론은 그 얘기여 번새 대갈빠리 깜장 짐승이랑기 말이여

죄 안지구 살 수 있능기여 그라이 다 한짝 눈까리만 빠졌다능거여

머이? 지금두 그 나라가 인냐구? 클 날 소리하구 있어

-엔기! 엔날애기라니깐두루 그러네.

- 朴 栄 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