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랍속 사금파리

10년 만에 인동초가 꽃을 피웠네.

솔석자 2020. 5. 25. 16:28

십년 전에 꺾어 심었네.

인동초.

날아가는 듯 가녀린 모습의 하얀꽃 노랑꽃에 반해서

페트병 잘라 흙을 담고 꺾은 줄기 꼽이서 조심스레 모셔와서는

가게 안에 뒀다가 담장 아래 두고는

나름 정성들여 물 주고 잡풀 뽑아주고

나명 들명 조석으로 같이 했는데...

 

꽃을 보렸더니 무던히도 애를 태웠구나.

다른 꽃나무 꽃피우는데 은근히 애가 탔더구나.

내가 이러했는데 네 심정이야 오죽했겠느냐.

무심한 척 지나가길 어언 십년이 되었구나.

 

"여보! 인동초 꽃핀 걸 왜 얘기 안해줬어?"

"무슨 소리? 인동초가 꽃을 피웠다구?"

"몰랐어?"

"당근 몰랐지. 알면 왜 얘기 안했겠어.

언체부터 피었대?"

"삼일 전이야. 나는 알면서 얘기 안한 줄 알았지."

 

어쨌든 고맙다.

피워줘서...

그 동안 고생했다.

이제 맘껏 뽐내려무나.

열 번의 겨울의 시림을 참아내고

거센 비바람도 견뎌내더니 장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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