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민속촌
“그 흔한 *테리비두 음써유
말하문 뭐해유 *나지오두 읎는걸유 머
하이튼간에 말이래요
우리 사장 아주머이는 시상에
먼 재미루다가 사는지 모른데니깐유”
옛날 시골집 뒤안 굴뚝 옆에
그을음 그슬려 숯검뎅이로 버려졌던,
그런 물레를 댓돌 아래서 봅니다
행랑채 외양간 앞에 기름때 쩔어
천덕꾸러기로 딩굴리던 함지박도
장식장 위에 의젓하게 앉았습니다
쿵덕쿵 쌀찧고 덩더쿵 고추빻던 디딜방아도
뒷간이라 쓰여진 화장실 옆에 병든 육신
할 일 잃고 아무렇게 누웠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 싶네요
옛것을 생각한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요
영월 산골짝 문개실 강변 못미쳐
소로길 덜컹덜컹 고개 넘는 그곳에
관솔 등잔 심지 불 밝히고
둥굴레 차 마시며 고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엄냄새 같은 아스라한 고향을…
97.09.28.
*테리비:텔레비젼
*나지오: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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