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추념(追念)
가시를 심었더라 억하 심보는
갈고리 칼날처럼 미워 살았네
영락없이 거기에 가시 돋았고
만지는 사람마다 가슴 다쳤네
그때도 지금처럼 귀뚜리 울고
가을 저녁 산마을 아늑했었지
베르테르의 슬픔 얘기하자던
열여덟살 산처녀 반백 되었네
가리라 했었건만 막상 와보니
숲이 우거져설랑 오를수 없네
아름다울 듯 싶던 추억 아픔에
돌산 중턱 바위에 걸터 앉았네
기십년 집나갔다 돌아온 심정
구구절절 그 행사 돌이켜 보니
준비한 성묘빌미 막소주 한 병
숱한 불효 씻기엔 약소하였네
97.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