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열 두 살 아이는 세월을 낚는다
뭘 알면서 그러는 건지
햇빛 받아 길어진 그림자에 으쓱해
“아빠! 나 크지?”하고 폼잰다
제딴에는 철든 척, 다 아는 척
옛날에는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조가비 같은 돌 날려 수제비 뜨고는
엉덩이를 털고 일어서면서
엉거주춤 숙제 못다 푼
우거지상 아빠의 어깨를 친다
“아빠! 갑시다”
아이는 오늘따라 훌쩍 커 보인다
대견해 하며 작아지는 내가 옮겨가는지
97.08.23.
나들이
열 두 살 아이는 세월을 낚는다
뭘 알면서 그러는 건지
햇빛 받아 길어진 그림자에 으쓱해
“아빠! 나 크지?”하고 폼잰다
제딴에는 철든 척, 다 아는 척
옛날에는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조가비 같은 돌 날려 수제비 뜨고는
엉덩이를 털고 일어서면서
엉거주춤 숙제 못다 푼
우거지상 아빠의 어깨를 친다
“아빠! 갑시다”
아이는 오늘따라 훌쩍 커 보인다
대견해 하며 작아지는 내가 옮겨가는지
97.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