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밥 솥단지

요나의 노래

솔석자 2018. 4. 29. 23:08


요나의 노래

 

나 진작부터 선지자임을 즐겨

하나님 두려운 줄 알라 선포하다가

니느웨로 가거라 하신 주님 말씀 두려워

낯을 피하겠다고 돌아가는 자리에서

타성에 젖어 안일함 평안함만 꿈꾸다

망망대해 몰아치는 큰 풍랑에

나뭇잎 하나 떠밀리듯 사정없이 요동치다

제비 뽑히고 나서야 주님 알았네


내 인생 빚좋은 개살구 회칠한 무덤이여

날 던지오 나 던져 푸른 물에 장사 지내오

내 죄로소이다. 내 불순종한 탓이로소이다


흑암 중, 음부같이 아무 것도 분간할 수 없는 곳

스올의 뱃속에서 사흘 보내며 부르짖어 주님 바라보다

어둠에서 빛으로 회복된 곳 거기

하나님 기왕 나 보내시려던 니느웨였네


사흘 길 걸어 큰 소리 외쳤네

죄악이 극에 달한 이 더러운 성읍아

사십 일이 지나면 너희 무너지리라 했더니

온 성이 소란하여 믿고 금식하고 회개하네

힘써 부르짖고 악에서 돌이키니

하나님 그들 보시고 재앙을 거두셨네


그들의 종말을 보려던 내 마음

하나님 향해 걸어가던 발길 또 싫어 주저앉았네

성 동편 초막 안 그늘 아래 앉아 성읍 멸망 보려던 심보여

박넝쿨 주셔 서늘케 하시더니

벌레를 준비하여 그늘 씹어

햇빛 따가워 죽기 바라던 중

내 수고도 없고 심지도 않은 박넝쿨 아낌에

하나님 세상 모두 사랑하심 알게 하셨네


그 사랑 나를 다시 깨우셨으니

나 이제 일어나 그 분 향해 힘있게 달려가네

9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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