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밥 솥단지

해돋이

솔석자 2018. 5. 20. 08:33


해돋이

흑암 한 가운데로 콕 찍은 듯

작은 점 하나 생겨나더니

두두둥둥 북소리라도 들었는가

홀연히 팔을 벌려 긴 줄을 긋더니만

배고픈 호랑이 온 밤을 울다 울다

눈 벌겋게 토끼로 변한 사연 누가 알랴

처절한 불빛 뜨겁게 지펴 물을 끓인다

긴긴 밤 굶주린 소 생각에 안타까워

가마솥 쇠죽 끓이시던 우리 할아버지

이른 새벽 아궁이 장작 지펴 불지피시듯

 

그럭저럭 또 한 해 맞이함이 아니네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네

일출을 보려함이 그저 의미 없이

단지 해를 보자는 게 아니로세

여름에도 어인 일 겨울을 살았던 이들이

겨울에도 얼씨구나 여름을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비는 염원이 헛되지 않기를

아이의 고사리 손조차도 모아

아빠 엄마 힘주세요 기도함이라네

아빠는 애써 구름 사이 비집은 해

그것만으로도 위안 삼아 식구들 위로하네

우리도 구름 비집고 활짝 웃어 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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