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흑암 한 가운데로 콕 찍은 듯
작은 점 하나 생겨나더니
두두둥둥 북소리라도 들었는가
홀연히 팔을 벌려 긴 줄을 긋더니만
배고픈 호랑이 온 밤을 울다 울다
눈 벌겋게 토끼로 변한 사연 누가 알랴
처절한 불빛 뜨겁게 지펴 물을 끓인다
긴긴 밤 굶주린 소 생각에 안타까워
가마솥 쇠죽 끓이시던 우리 할아버지
이른 새벽 아궁이 장작 지펴 불지피시듯…
그럭저럭 또 한 해 맞이함이 아니네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네
일출을 보려함이 그저 의미 없이
단지 해를 보자는 게 아니로세
여름에도 어인 일 겨울을 살았던 이들이
겨울에도 얼씨구나 여름을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비는 염원이 헛되지 않기를
아이의 고사리 손조차도 모아
아빠 엄마 힘주세요 기도함이라네
아빠는 애써 구름 사이 비집은 해
그것만으로도 위안 삼아 식구들 위로하네
우리도 구름 비집고 활짝 웃어 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