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
이제 겨우 낯을 익혔을 뿐인데
여름과의 짧은 사랑 식기도 전에
새론 만남으로의 벅찬 설렘은
풋사랑 아쉬운 이별로 인하여
빛 바랜 푸른색으로 가슴 찡하다
현관에서 쭈뼛거리고 서서
그에게 들어가길 망설인다
차라리 그가 마중 나왔으면,
아직 낯선 친구 가을아!
잠시라도 나 혼자 있게 하렴
바람 사나운 날 쓸쓸한 호숫가에서
종일토록 머리만 감아대는
수양버들의 마음을 안다면…
-朴荣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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