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밥 솥단지

우산(雨伞)(98.08.30)

솔석자 2019. 4. 16. 15:54

우산(雨伞)

 

우린 널 잊고 살지

생각조차 못하니

아끼기나 할까

버린 듯 굴리다가

 

날 궂으면 찾아도

너 어디 두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나

천지 굿하듯 들뛰다

겨우 살 휘고 먼지범벅

널 찾아 대충 털어

날씨 핑계로 받쳤지만,

날 들어 하늘 개이면

잊고 돌아오기 일쑤라

 

어쩌면 우리네 인생,

주님께 그런 건 아닌지,

필요할 때만 불러

내 욕심 만족시킨 뒤엔

아무렇게나 굴리는 우산처럼

필요 없다고, 모른다고……

- 朴 荣 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