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동안에...
사랑 짧다 불평했더니 생각이 짧았습니다
인생살이 가운데 받지 못한 것 불평했는데
내가 베풀어 준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오로지 보여주고 쥐어주어야만 만족했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복되다는 귀한 말씀을
구관조마냥 입으로만 주절거리고 다녔지
가슴은 내 받은 것 얼마인지 계수하느라
사랑 품을 여유가 한 틈배기도 없었습니다
얼마나 무수히 그 가슴에 못을 박았는지
그 못 다 빼어 준대도 못자국은 남을텐데
이 결심 말로 끝나면 못자리 굳어지겠지요
후회해도 소용없을 그 날이 오기 전에
못 뽑아 흉한 상채기 손가락으로 막으며
전에 불러보지 못했던 사랑가 신명나게 불러
그렇게 흥겹게 어여뻐서 살아갑시다
기뻐 살아도 짧은 세상 아쉬워하면서
허무하게 미워 살았던 날들 지워지게시리…
-솔석자 박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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