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밥 솥단지

우리 사는 동안에...

솔석자 2019. 4. 17. 16:29


우리 사는 동안에...


사랑 짧다 불평했더니 생각이 짧았습니다

인생살이 가운데 받지 못한 것 불평했는데

내가 베풀어 준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오로지 보여주고 쥐어주어야만 만족했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복되다는 귀한 말씀을

구관조마냥 입으로만 주절거리고 다녔지

가슴은 내 받은 것 얼마인지 계수하느라

사랑 품을 여유가 한 틈배기도 없었습니다

얼마나 무수히 그 가슴에 못을 박았는지

그 못 다 빼어 준대도 못자국은 남을텐데

이 결심 말로 끝나면 못자리 굳어지겠지요

후회해도 소용없을 그 날이 오기 전에

못 뽑아 흉한 상채기 손가락으로 막으며

전에 불러보지 못했던 사랑가 신명나게 불러

그렇게 흥겹게 어여뻐서 살아갑시다

기뻐 살아도 짧은 세상 아쉬워하면서

허무하게 미워 살았던 날들 지워지게시리…

 

-솔석자 박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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