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아직 여름도 세월인지라
가을조차 올 듯 싶지 않은데
겨울 대비하라는 말 무슨 소리
햇살은 이다지도 따사롭고
먹거리 역시 천지에 풍성한데
웬 입맛 뚝 떨어질 소리…」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지금은 씨워-언한 물 속에 있지만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속에서
임박한 위기를 느끼지 못하며
안위를 즐기다 죽어가는 개구리처럼
그 날은 조금씩 다가온다는 것을…
그 날이 오면, 정녕 그 날이 오고 말면
나는 거기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
안위하다 죽은 개구리의 모습일까
냉수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내일을 보고
깨어 뛰쳐나와 산 개구리의 모습일까
그래, 우리 그 날을 준비하자
삼복더위 속에도 혹한의 겨울을 느끼며…
- 솔석자 박영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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