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시오의 집
손발 뒤틀리고
고운 입술 일그러져
무엇 한가지
기뻐하고 즐거워 할 것
쥐뿔도 없는 것 같은데
바퀴의자 의지하고
뒤따르는 소녀는
마냥 즐겁습니다.
가식없는 웃음으로
도리어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좋은 나이지요.
부모 사랑 응석부리며
동무들과 재잘거리며
행복 단비 흠뻑 맞을 시절에
슬픈 꽃 되어 여기 머무는데도요...
소녀의 웃음소리에
같이 웃고 함께 즐거워하지만
가슴 속으로 흐르는 눈물은
비수 되어 양심을 쥐어 뜯습니다.
소녀의 마음처럼 하나되지 못하는
가책으로 말입니다.
어쩌면 산다는 건 말입니다.
그렇게 크게 소리치며
웃을 수 있는 건지도 모르는데
나를 내보이며 떳떳하게
사는 건지도 모르는데
나는 이 소녀만도 못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여태껏 남을 의식하며
회칠한 무덤으로 사니까요.
살레시오의 집 비탈길 내려오며
돌아보고 또 돌아봅니다
어둠이었던 때를 기억하지 말고
그대로 밝게 자라길...
- 솔석자 朴榮淳 -
'시근밥 솥단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림(99.07.18) (0) | 2019.04.21 |
---|---|
참꽃 붉은 날에... (0) | 2019.04.20 |
소금 항아리/ 등경 위의 됫박 (0) | 2019.04.20 |
자기 죽이기(96.04.07) (0) | 2019.04.20 |
반(半)타작(93.09.06) (0) | 2019.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