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랍속 사금파리

02젊어보인다길래…

솔석자 2016. 5. 23. 17:47



젊어보인다길래

 


1 


조모님께서 생존해 계실 때, 방앗간에 온 동년배(同年辈) 쯤 됐음직한 손님이,

 올해 몇이나 되셨수?"

라고 물으니 일흔 여덟이나 되신 조모님 왈,

나 몇 살 안 됐어유

라고 대답하십니다.

 

그럼 며느님은 올해 몇이유?하고 다시 물으니,

갸는 퍽 많지유

라고 대답하시니 어머니는 아주 황당해 하셨습니다.

 

 2


아저씨는 나이가 안 들어 보이세요.”

정말입니까? 몇 살이나 돼 보이는데요?

한 마흔 다섯 정도 밖에 안 들어 보이는데요.”

“???!!!???

(아니, 그럼 내 실제 나이가 오십은 되었다는거야 뭐야?)

 

김장용 고춧가루를 빻기 위하여 방앗간을 찾으신 손님 한 분이 하신 말씀입니다.

'눈치가 빠르면 절에 가서도 젓갈을 얻어 먹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눈치가 빠르면 어디를 가도 군색한 일이 없다'고 사전은 설명합니다.


엉뚱한 그 말씀은 나를 웃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웃고나서 왈,

지금 내 진짜 나이가 마흔 둘 밖에 안 먹었는데요

했더니 그 주부님이 계면쩍게 웃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젊어 보인다는 것이 좋을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대우를 받고 싶을 때는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나이를 늘여서 말하면서도 누군가가 자신의 외모를 보고 나이들어 보인다고 하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나이가 들어서도 젊어 보인다면 그렇게 좋아합니다.

 

나이 서른에 공생애를 시작하신 예수님,

많이 되었어야 서른 셋인 나이에,

네가 아직 오십도 못되었는데’(요한복음 8:57)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 어느 곳에도 예수님이 그것으로 인하여 마음 상한 흔적은 없습니다.

세상 모든 질고를 짊어지시기 위하여 성육신하신 주님은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이사야 53:2)었습니다.

어쩌면 주님이 그렇게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자랑하기 위하여 젊어 보이고 싶어 가꾸고, 대우받기 위하여 고무줄 나이인양 나이를 늘리지만, 주님은 그런 허파에 바람 든 사람들을 위하여 까지도 하나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셨습니다.

 

거품을 뺍시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줍시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겉모양 치장했지만 실속은 없는 속 빈 강정은 되지 맙시다.

독사의 자식들아!”

하고 외식하는 자들을 향하여 신랄하게 꾸짖으신 예수님의 질책이 들리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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