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개업
환영합니다
근 이십 년간의 찧고 까부른(?) 경험을 토대로 하여 방앗간 문을 엽니다.
이름하여 참새 방앗간.
방앗간은 양곡(粮穀)을 가공하여 음식(주로 떡)을 만드는 곳입니다.
그러나 우리 참새 방앗간은 양곡을 가공하지 않습니다.
물론 찧고 까부는 것도 기계가 아니라 입술이 합니다.
전기료가 들어가지 않고, 물세(?)도 낼 일 없습니다.
육체적인 과로로 인하여 온 몸이 쑤실 일도 없겠구요,
침튀기는 수고로 인하여 혓바늘이 돋는 정도의 미미한 고통은 감수하겠습니다.
속을 다 비웠습니다.
간도 쓸개도 다 빼고 알아도 속고 몰라서 속고, 좌우지간 ‘나는 죽었소’하고 그럭저럭 꾸려나가겠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우리 주 예수님 물 먹이려는(?) 못된 일은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참새 방앗간은 하늘나라 방앗간의 체인점이 되고픈 소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참새 방앗간에서는 입술로 못하는 떡이 없습니다.
떡을 먹다가 체하면 그 체증이 오래 가겠지만, 참새 방앗간의 떡은 먹어도 또 먹어도 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슴을 시원히 쓸어내려 개운하게 할 것입니다.
다른 곳에서 만들다가 실패한 떡도 멋있고 맛나게 고쳐 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때로는 다른 집 떡을 소개할 수도 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참새 방앗간 쥔 눔은 입이 쌉니다.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드럽다면 또 그눔처럼 드러운 게 없습니다.
뭐든지 그 귀에 한 번 걸리면 반드시 근질거리는 주둥이로 빠져나가야 직성이 풀린답니다.
대충대충 적당히 만들지는 않겠습니다. 고지식하리만치 꼼꼼하게 아래와 같이 원칙을 지키며 만들겠습니다.
쑥떡을 만들 때는 여럿이 모여 입을 맛댈 것입니다.
쑥떡은 함께 만들어야 제 맛이기 때문입니다.
씹을수록 향긋한 그 쑥맛에 아마도 여러분은 충분히 매료될 것입니다.
될 수 있으면 이 쑥떡의 재료가 되는 일은 없도록 하십시오.
쑥덕거림이 좋을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기분이 쑥대밭이 될 수도 있거든요.
아름답고 훈훈한 이야기는 참기름을 발라 예쁘게 썬 절편처럼,
콩고물, 팥고물 고루 묻힌 인절미처럼,
특출난 맛은 아니지만 순백의 백설기는 여러분을 기쁘게 할 것입니다.
아무나 오세요.
함께 떡을 만들어요.
어려운 시절에 좋은 떡, 맛있는 떡으로 함께 나누길 원합니다.
농사하지 않아도 먹이시는 좋으신 하나님으로 인하여 참새는 늘 감사가 넘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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