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십 일 변경(變更)함
강생 일천팔백칠십년에 천주교에서 옛적 규례를 또 고쳐 말하되, '교황은 조금도 그릇함이 없다' 하여 교회의 모든 일을 마땅히 교황이 작정한 대로 준행케 하니, 교인 중에 교황의 일이 성경 뜻과 불합(不合)한 것이 있는 줄 비록 알지라도 또한 행치 아니할 수 없나니, 심지어 양심에 불안할지라도 억지로 좇는 것은 교황의 작정한 것이 그르다 하면 곧 불신자로 책벌을 당함이라.
천주교에서 이렇게 행함은 실로 성경 뜻과 위반됨이니 성경에 여러 번 말씀하기를 "사도들도 각각 잘못함이 있다" 하고,
야곱도 또한 스스로 깨달아 가로되, "우리들이 다 허물이 많다"(약 3:2) 하였으니,
예수의 사도들이 친히 교훈을 받았으되 오히려 이렇게 잘못함이 많다 하였거늘, 후세에 문도가 되어 지혜가 온전하며 일호(一毫: 한 개의 작은 털이란 뜻으로, 극히 작은 정도를 비유하여 일컫는 말)도 오착(誤錯: 착오, 착각으로 인한 잘못)됨이 없어 옛적 사도보다 지나다 함은 믿지 못할 말이니,
이것은 크게 변경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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