耶穌.天主兩敎辯論-崔炳憲

서론(緖論) 제 1절 성물(聖物)과 성골(聖骨)을 변론함

솔석자 2016. 8. 5. 17:04


제 1절 성물(聖物)과 성골(聖骨)을 변론함


  천주교의 변경한 일을 사실하건대,  여러 가지 사단(事端: 일어난 사건이나 사고)이 많아 옛적 본 교회의 규례와 크게 다르거늘 오히려 스스로 자랑하되, '우리 교는 원래 근본 구교(舊敎)요 조금도 변겨함이 없다' 하니, 누구가 그 말을 믿으리오?

  그 중에 더욱 망녕되고 요사한 말이 있어 참 도의 마음을 방해하는 일이 몇 가지 있은즉, 우리가 그 일의 그릇됨을 불가불 변명(辨明: 사리를 분별하여 똑똑히 밝힘)하지 않을 수 없는지라.


  살펴보건대, 천주교에서 옛적 성인의 뼈와 유전(流傳)하는 의복을 거룩한 물건이라 하여 예배당 가운데 깊이 감추어 두고 이르되, '이 성물(聖物)이 능히 사람의 병을 고친다' 하며, 또한 부러진 나뭇가지를 가리켜 말하되, '이것은 우리 주 예수께서 못박히시던 십자가 나무라' 하여 교중 사람으로 하여금 그 나무조각을 사서 각각 몸에 차게 하며 말하기를, '이런 성물을 가지면 몸을 보호하여 재앙과 마귀가 침노치 못한다' 하니, 이로 인하여 교중 사람들이 성물 구경하기를 위하여 천만리 밖에서 떼를 지어 오는 이가 많으니 참 허탄한 일이라.


  그 뼈와 나무조각이 능히 사람의 병을 낫게도 못하고 보호하지도 못할 줄은 의론 아니하여도 다 아는 바여니와, 그 나무로 말할진대 '예수 달리신 십자가 나무라' 하니, 지금 일천구백여년이 지나도록 그 나무가 썩지 아니하며, 또한 그 뼈와 나무는 성교당 가운데에도 있고 나무 차는 사람은 더욱 많으니, 그 십자가 나무가 어찌하여 한량없이 생겨난다 하지 아니하리오?

  실로 사람을 속이는 말이어늘 오히려 그것을 믿는 자가 있으니 어찌 마귀의 일이 아니리오? 참 망녕된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