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절 살인함이 범죄가 아니라 함
천주교에서 또 가로되 '살인치 말라 한 명령을 진실로 지킬 것이로되 만약 교황의 명령과
교회 규례를 순복(順服: 순순히 잘 따름)지 않는 자 있으면 다스리고 죽여도 죄가 되지 않는
다' 하니,
이것은 스스로 말하기를 '천주께서 교황과 주교에게 징치(懲治: 징계하여 다스림)하는 권
세를 주었다' 함이라.
그런 고로 예수교에서 천주교와 각립된 후에 천주교의 모해(謀害: 모략을 써서 남을 해롭
게 함)함을 여러 번 당하여 예수교인의 죽은 자가 오천만명에 이르렀으니, 일일이 다 기록
할 수 없거니와 그 중에 제일 참혹한 일을 기록하노니,
강생 일천오백칠십이년에 법국경성(法國京城: 프랑스 파리)에 있는 천주교회에서 예수교
인모살하는 일을 행함이라. 그 때 천주교회에서 법국 황후로 더불어 비밀한 계교를 베풀어
사도 바돌로매의 기념일로 약조하여 가만히 예수교인 죽이기로 작정한 것을 외인이 알지 못
하는지라. 그 기념일 밤을 당하여 성중에 있는 대천주교당에서 당당한 종소리가 크게 나매
곧 여러 군사가 칼과 창을 가지고 각처 길거리와 병문(屛門: 골목으로 접어드는 어귀의 길가)
과 성문을 막고 예수교인을 살해할쌔, 혹 한 두 사람이 도망한 자 있는가 하여 곧 각 지방 관
원에게 공문하여 예수교인을 다 잡아 죽이게 하니, 서울과 시골 각처에 있는 예수교인이 함
께 죽은 자가 삼만 여명에 이른지라.
혹이 말하되 '이런 일은 교황이 알지 못하는 일인즉 교회와 상관이 없다' 하며, '그 허물이
회에 있지 않다' 하니 더욱 무도한 말이라.
사실하여 보건대, 예수교인을 이렇게 살해한 후에 다시 대천주교당에서 크게 모여 찬송하
며 천주의 은혜를 감사하여 사람 많이 죽인 것으로 기쁘게 경축하였으며, 또한 구리쇠로 패
를 만들어 한 편에는 교황의 형상을 새기고 한 편에는 예수교인의 잡혀 죽는 형상을 새겨 기
쁜 일로 이후에도 기념케 하였으니, 이런 중대한 일을 어찌 교황이 모른다 하며, 어찌 교회에
서 상관이 없다 하리오? 참 믿지 못할 말이오.
또한 천주교에서 근래에 새로 글을 지어 교회에 반포하니, 책 이름은 도규자휘(道規字彙)라.
그 글에 말하기를 '천주께서 백성의 죄 징치하는 권세를 주교에게 특별히 주신 줄 아노니 만
일 다른 도를 전하는 자가 있든지 교회 규례를 불순하는 자가 있으면 주교가 불가불 법을 다
하여 징치할지라. 교황이 만일 교회에서 이런 권세가 없을 지경이면 사도 바울께서 어찌하여
방백에게 알리지도 아니하고 엘누마를 징치하여 가로되 이제 주의 손이 너를 징계하나니 네
가 판수(점 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소경)되어 잠깐 해를 보지 못하리라 하나 그눈이 곧 캄캄하
여 어두워 판수가 되었느뇨'(행 13:11) 하나니,
우리가 성경 뜻을 해석하노니 바울이 엘누마를 징치한 것은 말이 한 번 입에서 나오매 곧 소
경이 되었으니 이것은 하나님의 노여워하심이 이미 그 사람에게 임하사 형벌하심이요, 특별히
사도 바울께서는 성령이 감동하사 말씀할 뿐이라. 그런즉 그 일이 하나님의 권능으로 된 것이
요 사람의 힘으로 한 것이 아님이 분명한지라. 그렇지 않으면 바울이 어찌하여 인력도 의지 아
니하고 기계도 쓰지 아니하고 한 마디 말로 그 일을 이루었느뇨?
이제 천주교에서 과연 바울과 같은 권세가 있을진대 어찌하여 바울과 같이 기계를 쓰지 아니
하고 한 마디 말씀으로만 예수교인을 죽이지 못하느뇨?
이로 좇아 보건대, 주교의 행한 바 일이 성신의 감동함도 아니요, 한 마디 말씀으로 이룬 것도
아니라. 간사한 계교와 비밀한 꾀로 교인을 살해함이 결단코 하나님의 뜻이 아니어늘 무슨 권
세가 있으리오?
예수 가라사대 "내 나라는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다" 하셨으니 이제 세상에 있는 교회는 곧
예수씨의 나라이라. 그 문도(門徒: 제자) 된 자가 마땅히 주의 권능을 의지하여 교회 사무를 다
스릴 것이요, 사람의 영혼 구하는 것으로 온전히 힘쓸지라.
설혹 죄인이 있어 착하지 못할지라도 그 사람에게 벌주시기는 다만 하나님의 뜻을 좇을지니,
성경에 가라사대, "내 사랑하는 벗들아 너희 원통한 것을 갚지 말고 오직 노하심을 기다리라 기
록하였으되 주 말씀하시기를 네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 하신지라"(게일 역
신역신구약전서 롬 12:19).
그런즉 원통한 것을 갚는 것도 또한 옳지 못하거든, 하물며 무죄한 사람에게 설치하는 것이
어찌 더욱 죄가 아니리오?
우리 무리가 각각 분수(分數: 자기 신분에 알맞는 분한<分限>) 안에 있어 규례와 계명을 지
키는 것이 가하거늘 어찌하여 천주의 권세를 빌었다 하여 사람을 망령되이 살해하리오? 또한
양교에서 각각 배우는 바를 좇아 행함이 서로 상관이 없거늘 공연이 원수로 보아 죽이는 것이
더욱 이치 밖의 일이라.
혹이 가로되, '그런 일이 예전에는 있었거니와 지금은 없다' 하나니, 모르는 말이라. 천주교에
서 예수교인 미워하는 마음이 지금도 풀리지 아니하여 항상 예수교인을 핍박하고 군축하는지라.
상고하건대, 서반아국에 있는 예수교회에서 여러 번 천주교회의 핍박을 당함으로 교사들이
차마 견디지 못하여 영국에 있는 천주교회 총주교 만영에게 편지하여 예수교 핍박하는 일 금지
하기를 간구하였더니 저가 답장하되 '예수교인이 많지 못한 곳에는 천주교에서 예수교를 금지
하는 것이 원정한 본분이요, 분수 밖의 일이 아닌즉 시행할 수 없다' 하였으니, 이것은 강생 천
팔백 칠십 육년 간 일이라.
천주교에서 원수 같이 여기는 마음이 예전보다 없지 아니하고 오직 그 권세가 감함이니 그 권
세가 하나님께로 좇아 나지 아니함이 분명한지라.
성경에 가라사대 " 그 실과를 보아 나무의 선악을 안다" 하였거늘, 천주교에서 무슨 일이든지
원수 된 자이면 비록 화호(和好: 화해)하였을지라도 추후로 살해함을 면치 못하는지라. 혹 묻는
자가 있으면 신부가 대답하되 "믿지 않는 무리에게 어찌 신의를 행하리요?" 하나니, 우리가 성
경을 상고하여 보매 이런 이치는 도무지 없고 예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또한 이러한 말씀이
없었으니 이것은 천주교의 규례가 크게 성경을 어기어 참 이치가 없음이라.
천주교에서 또 이르되 "천주교 성인 외에는 어떤 사람이든지, 무슨 착힌 일을 하든지, 어느 종
교를 믿든지 다 지옥 침륜에 빠지고 한 사람도 영혼을 구원할 수 없다" 하니, 참 망령된 말이라.
성경에 가라사대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다 구원을 얻으리라" 하셨고(행 2:21),
또 가로되 "하나님께서는 모양으로 사람을 취하지 아니하시고 여러 나라 중에 하나님을 공경하
여 의를 행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기뻐하여 받으시는 줄 깨달았다" 하고(행 10: 34-35), 또 가로
되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행하는 대로 보응하신다" 하고(롬 2:6), 또 가로되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편벽되이 보시지 아니하시는지라 무릇 율법 없이 범죄한 자는 또한 율법 없이 망하고
율법이 있는대 범죄한 자는 율법으로 심판을 받으리라" 한지라(롬 2:13).
우리가 삼가 성경을 연구하건대, 하나님께서 장차 골변되시고 의로우신 법률로 세상 사람을
심판하사 사람을 편변되이 보시지 아니하고 오직 각 사람에게 행한 바 대로 보응하시거늘, 천
주교에서 이렇게 스스로 자랑하되 "자기 교인만 구원을 얻고 다른 사람은 구원치 목한다" 함은
실로 어리석은 말이니라.
이상 몇가지 일을 들어 말씀하였거니와 천주겨에서 성경 뜻을 멀리 떠났다 함은 실로 시비(是
非)를 좋아하여 하는 말이 아니라.
성경은 진실로 사람에게 가장 긴요하고 관계가 되는고로 우리 예수교인은 성경을 독실히 믿어
성경 뜻과 같은 일을 곧 행하여 감히 어기지 못하고 성경의 뜻과 다른 것은 곧 버려 감히 좇지
못하고, 무엇을 가르치든지 오직 성경 뜻만 의지하여 일의 가부(可否)를 결정하나니, 대개 성경
은 곧 천부의 거룩한 말씀이라. 우리들이 잘 준행하면 주께서 기뻐하사 받으실 것이요, 거역하면
내어버리심을 보나니, 이것은 고금 천하와 오주세계애 떳떳한 이치요 당연한 율법이라.
주 예수 가라사대 "나더러 주여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
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 날에 여러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사귀를 쫓으며 주의 이름으로 여러가지 능
한 일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마 7:21-22) ,주께서 불법한 자들을 다 떠나게 하신지라.
이로 좇아 보건대 천부의 뜻을 어기는 자는 비록 교회에 있으나 유명무실하여 하나도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로다.
우리가 백성 기르는 목사의 직책을 맡아 부득불 량교에 불합한 폐단을 변정함은 길 잃어버린
양으로 하여금 그른 길로 들어가기를 염려하여 예비함이라.
또한 로마 사기와 서국 통감과 교회 사기와 천주교에서 스스로 저술한 모든 서책을 상고하여
보게 되면 만국 사람이 다 스스로 량교의 허실과 진위를 알찌니, 도가 옳거든 행하고 그르거든
물러갈 것이여, 천주교인도 또한 마음을 가난케 하여 성경을 상고하며 자기의 말과 행실이 성경
뜻에 합하고 아니한 것을 실필지라. 공연이 노여워하여 스스로 옳은 체 하지 말고 성령의 감화
함을 받아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번연히 회개하여 우리 예수교로 더불어 함께 천부의 뜻을 좇고
함께 구주의 은혜를 힘 입어 함께 천국에 들어가 한 가지로 영생의 복을 받으시기를 우리가 간절
히 바라고 원하는 바라. 아멘.
이 책을 보시는 형제들이여! 한번 보아 파혹치 못하거든 또 기도하고 여러 번 자세히 연구하면
반드시 량교에 불합한 것을 깨달을 것이요, 또한 신약성경을 연구하여 보시면 더욱 자세히 깨달
으실지니, 심중에 일호도 의심이 없을 것이요, 영생의 길을 바로 찾아 진리의 문으로 들어갈지
니라.
예 수
량 교 변 론 종
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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