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야경(夜景)
늦은 밤, 버스가 시내를 한바퀴 돈다
그림같은 집 정육점 불빛 조명아래
넘실넘실 술이 흘러 쾌락을 핥는다
벗었다는 게 맞을 듯 싶은 여자가
담배 꼬나물고 서서 고객을 맞는다
불꺼진 골목 입구 문 닫은 관공서 앞
왼종일 똥빠지게 거리 오물 죄 담은
쓰레기 수레는 뒤로 자빠뜨린 채로
볼쌍사납게 그냥 아무렇게나 놔두고
늙은 청소부 내외 때늦은 석반 나눈다
행길 건너 바다는 이런 이 저런 이
차별하는 일이 절대로 없다 하지만
어떤 군상들은 술잔을 부딪쳐 가며
혀꼬부라진 소리로 바다를 시부리고
어떤 이들은 말라 비틀어진 떡 한쪽에
공복 채우며 해풍(海風)에 움추리는가
짧은 애통 지나면 가이없는 위로를 받고
쉼 없는 고통이 잠시 쾌락 뒤에 달겨드니
거친 음식 허기진 배 달램이 복(福)이요
양념을 듬뿍 친 성찬이 되레 화(禍)라네
내 맘으로 묵상하는 전함 없는 소리라도
휘황하나 어둔 곳엔 우레소리로 들려지고
캄캄하나 밝은 곳엔 위로로 들릴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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