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선교여행기

14파타야 야경

솔석자 2018. 4. 12. 23:45

파타야 야경(夜景)

늦은 밤, 버스가 시내를 한바퀴 돈다

그림같은 집 정육점 불빛 조명아래

넘실넘실 술이 흘러 쾌락을 핥는다

벗었다는 게 맞을 듯 싶은 여자가

담배 꼬나물고 서서 고객을 맞는다


불꺼진 골목 입구 문 닫은 관공서 앞

왼종일 똥빠지게 거리 오물 죄 담은

쓰레기 수레는 뒤로 자빠뜨린 채로

볼쌍사납게 그냥 아무렇게나 놔두고

늙은 청소부 내외 때늦은 석반 나눈다


행길 건너 바다는 이런 이 저런 이

차별하는 일이 절대로 없다 하지만

어떤 군상들은 술잔을 부딪쳐 가며

혀꼬부라진 소리로 바다를 시부리고

어떤 이들은 말라 비틀어진 떡 한쪽에

공복 채우며 해풍(海風)에 움추리는가


짧은 애통 지나면 가이없는 위로를 받고

쉼 없는 고통이 잠시 쾌락 뒤에 달겨드니

거친 음식 허기진 배 달램이 복()이요

양념을 듬뿍 친 성찬이 되레 화()라네


내 맘으로 묵상하는 전함 없는 소리라도

휘황하나 어둔 곳엔 우레소리로 들려지고

캄캄하나 밝은 곳엔 위로로 들릴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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