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산
여기가 좋사오니 하면서
내려가길 거부하고
여기가 좋사오니 하면서
낮아지려 하지 않고
여기가 좋사오니 하면서
현실에 안주하려 합니다
등불 되어 비추겠다 하면서도
어둔 곳에 가려 않고
소금입네 하면서도
코 쥐고 도망가고요
사랑한다 하면서도
돌아서면 손가락질을 합니다
기꺼이 내려갈 줄 알고
당연히 낮아져야 하고
풍요에만 처하려 말고
비천에 처할 줄도 알며
빛이 필요한 곳에
다 타도록 밝히고
썩어져 가는 곳에
제발 녹아집시다
가면을 벗고
진실을 옷입어
원수라도 기꺼이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참사랑으로 살아보자구요
(95.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