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錯覺)
점잖은 옷으로 갈아 입고
마음마저 거룩하게 바꾸었다
교우들 보며 상냥하게 웃고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했다
'예수님은 모르시겠지
한 주간 붙어 익숙했던
분토 놔두고 형식만 온 걸...
예배 끝나면 다시 찾아야지'
간을 빼 놓고 왔다며 감쪽같이
자라 속이고 도망친 토끼처럼
예수님도 속였다 기뻐하면서
자기 얕은 꾀를 대견해 하지만
정말 모르는 건 자기 자신이다
자기에게 속아 제멋에 살아
날마다 자기 영혼은 점점 죽어
살았다는 이름만 가졌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