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아
<이정표 >
너른 바위 같던 등짝에 골골이 땀이 흐른다.
어린 생각은 황소처럼 억척스럽게 일하여 부지런 떨고
디딜 풀무같이 밟아 바람 넣어 아내를 넷 씩이나 얻고
있어야 할 것 풍족하게 채우고 줄줄이 자식을 낳았는네
느낄 짬 없이 바쁘게 돌아치다 속이고 떠난 아버지 품 사무쳐 가는 길에
야폭강 나루에서 천사와 씨름을 한다.
<화해(和解) >
내를 건너 가는 길 다 간 그 곳에 서슬 퍼렇게 기다릴 형님 생각하니
가슴을 열어 ‘죄인입니다’하고 감히 사죄하기조차 두려워
여종과 그 자식들을 앞세우고 일곱 번 절하여 형님 앞에 나아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형님 얼굴 뵈오니 하나님을 뵌 것 같습니다”
잇속 차려 속이던 지난 날 회개하며 예물을 드렸더니
나이 젊어 헤어졌던 쌍둥이 형님 오히려 내 것도 족하다며 사양하시네.
이에서 더 큰 사랑 없으리. 정녕 죽이리라 복수에 불타던 형님 마음도
다 변케 하셨네, 허물 벗기듯 야곱을 벗기시고, 나 이스라엘 삼으신 순간에…
<소명(召命)>
날 부르신 이 애시당초 없으셨다면
보이지 않는 당신을 노력한다고 찾겠습니까?
내가 아무리 공을 들인다고 할지라도 당신 거기 계시지 않았다면
소를 잡고 기름을 불사른대도 그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서원하며 간구하오니 이 죄인 당신의 뜰을 지킬 문지기 되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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