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밥 솥단지

선생님 전상서

솔석자 2007. 5. 14. 23:37

 

선생님 전상서

 

 

가슴 펴고 당당히 서고프시던 야망

반 쯤 앉은 자세로 허리 구푸려

발돋움하는 아이들 눈높이로 맞추오시고

더 멀리 뛰고 싶으시던 끝없는 열정

절제하며 종종걸음 걸으사

꿈나무 아이들 발 맞추오시며

한 세월을 사셨습니다

 

 

 

눈 감았다 뜬 듯한데 이십 여개 성상 흘러

여전히 선생님 저고리 윗 주머니엔

멋들어지게 정열의 붉은 장미 치프 꽃혔어도

흰 머리 잔 주름에 머리카락 많이 여의셨사오매

머리 검은 짐승은 은혜를 모른다는

속담은 불충을 꾸짖어

속으로 속으로만 눈물 지옵니다

 

아이들 눈높이로 인고의 세월 사셨으나

이제 그 세월 훌쩍 뛰어넘어 대견스레 장성한

제자들의 눈높이로 찬란하게 빛나소서

 

-고 임병익 선생님을 추모하며-

97년 스승의 날에 드렸던 글을 다시 올립니다

 

솔석자 박 영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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