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을 의원이 두 번 째 떠나는 때에는 자기 한국 선생만 데리고 떠나며 영서(英書) 책은 하나도 아니 가지고 간 연고는 다만 한국 방언을 배우려 함이라. 한 달이 넘도록 내지에서 류하고 상경하여 십 이일 동안 집에 있다가 세번 째 떠나간 것은 기록한 것이 없으되 장로회 리목사께서 전도순행 차에 만나 함께 하던 것을 말씀하심이라.
내가 허을 의원이 내지순행 차로 나아갔을 때에 사귀었어도 이러한 때에 사귄 친구가 교린지의가 더욱 친밀타 할 것이요, 처음으로 만났을지라도 친밀한 친구로 사귀었으며 그는 남을 위하여 아끼는 것이 없이 도우려 함이니라. 한 번은 주막에 들어 연단한 것을 잊을 수가 없겠나이다.
가을 절기를 당하여 일기가 추운데 방을 덥게 하려고 주인이 광솔 불을 담아 들여놓았더니, 탄소를 맡아 나는 어지러트렸고 허을 의원은 거반 정신을 잃게 되었는데, 내가 정신을 차려보니 독기를 맡아 능히 서지도 못하는 이가 짐을 풀고 약을 찾아 먹이려 하는 것을 보니 과연 남을 위하여 하는 것을 알 것이요, 더욱 귀중한 교린지의가 깊이 들었으며, 평양성에서 류할 때도 병이 나서 침실을 떠나지 못하는 중, 그 양순하고 온유한 이가 어머니 같이 동고동락하니 그런고로 한국인에게 사랑을 받고 그도 또한 한국인을 극히 사랑하며, 어디든지 그를 만나는 것이 특권이라.
그 인자한 말과 즐거운 얼굴로 친밀히 손을 잡아 교제하니 그를 만나본 사람은 유익을 많이 받으며, 내 생전에 받은 복을 헤아려보온즉 이러한 신도 친구를 잠간이라도 만나보았으니 참 복이라 할지니라.
노블 목사가 허을 의원과 내지전도 차에 동행한 것을 말씀함이라.
허을 의원이 평양성으로 떠날 때에 내가 동행하여 처음으로 노중에 고초를 당하여 보니 허을 의원의 참음은 내 마음까지 상쾌한지라. 한국에는 보행군에게 편리함이 없으되 허을 의원은 항상 즐거워함이 화려한 화륜차를 타고 가는 것 같이 여기며, 짐군들은 서로 짐이 무겁다고 다투고 짐을 싣지 아니하며 가지 아니하겠다고 하나 허을 의원이 자기 짐이 흩어진 것을 보고도 짐군을 꾸짖지 아니하고 도리어 묵묵히 주머니에서 선문을 꺼내어 읽으니 엄척이나 간청한 것보다 효험이 더 나은지라.
말군들이 각각 짐을 실리고 의원은 부담(負擔) 위에 앉아 가면서 성경 이야기를 재미있게 일러주니, 그 중에 하나는 진실로 신도가 되었으며, 한국 사람들은 귀신들이 자기 장래를 다스린다 하여 청정한 초목과 물과 산과 지붕 위에 이러한 신이 있는 줄 믿으나 하나도 평강를 주지 못하는 것이라.
행로에 신당이 많아 행객들이 이를 의지하고 절하고 가는지라. 허을 의원이 자기 마부들도 그같이 행하는 것을 보고 기회를 타서 그런 물건에게 절하는 것은 다 헛것이요 족함을 얻지 못할 것이라 하며 그 대신 그리스도를 바꾸어 믿으라 권면하니, 여러 주일을 함께 다니던 이들은 그런 물건에게 재배치 아니하더라.
주일 날은 가지 아니하고 주막에 들어 주일을 지킬쌔, 전도하며 찬미도 하며 책 보는 이에게는 책도 주며 말씀하기를, "우리가 이런 촌에 복음을 자기황 같이 묻고 가면 성신 불이 내려 모든 죄의 구름을 일으켜 없이 하시겠나이다" 하고 열심으로 전도하며 평양에 득달하여 자기 약방에서도 한국인과 같이 방바닥에 앉아 오는 병인과 구경군을 영접하고 복음 귀절을 늘 가르쳐주니, 모든 병인과 구경군까지라도 기념할 만한 귀절을 마음에 새겨 가지고 가며, 허을 의원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이러한 세대에 사는 것이 참 영화로운 것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일함이니이다" 하더라.
전에는 평양 사람들이 외국인을 싫어함이 있었는지라. 하루는 허을 의원이 주막에 들어 있을 동안에 묻기를, "만일 평양 사람의 미워함에 결과가 있으면 어떻게 생각하시겠느뇨" 한즉 대답하기를, "하나님께서 이 성에 교회를 설립하시기로 목숨을 바칠 것이면 내가 그 사람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한국에 전도를 시작한 때부터, 마틴 루터가 온 구라파 제국을 흔든 것 같이 허을 의원도 자기 약방과 병원에 모여드는 무리에게 회개하여 영생을 얻으라고 열심으로 전도하며, 하나님의 거룩하신 율법을 똑똑히 깨닫고 하나님께 거룩하고 인애하는 것 외에는 다른 도의 어두움을 담론치 아니하고 약한 자와 불쌍한 자를 극히 불쌍히 여기며, 허을 의원이 자기 직책을 잠시라도 잊지 아니하고 복음을 전하며 약병마다 기도로 주며 죽어가는 자의 곁에 앉아 부활 이치로 전도하여 임종을 기쁘게 하여 주며 말하기를 주의 십자가 외에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고, 한국인에게는 태서 각국 문명함을 말하여도 기이히 여기지 아니하고, 구약에 무드사엘 오래 산 이적을 말하면 저희들이 대답하기를, "우리나라에서도 이천년이나 산 사람이 있다" 하고, 애굽의 바다가 피가 된 이야기를 말하면, "대동강도 한 시절에 피가 되었다" 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다" 한즉, "한국인 중에도 한 지파는 이슬을 먹고 살았다"고 토론하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말한즉 묵묵하여 대답지 못하며, 이 이치로 사람의 마음을 깊이 감복시켜 저희들이 부르짖으기를, "형제여 우리가 어떻게 하리이까" 함이라.
허을 의원은 전도에 유명한 것은 전도하는 목적이 순전하여 일 개인에게 다 맡게 하는 것이라.
전도할 때에 한국 집에서 문을 열어놓고 예배를 시작하여 찬송 노래를 부른즉, 구경군들이 방안에 가득히 모이면 권면한 후에 각 사람에게 그리스도를 믿으라고 청하매, "예!"라 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라" 하는 사람도 있으되, 허을 의원이 사귀면 친근한 줄은 다 알며, 아해들이 흔히 외국인들을 보면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하되 많은 아해들이 늘 좇아다니며 사랑하는지라.
청국 신문에 기재한 편지. 내지에 약방을 설립함.
이월 이십일에 노블 목사로 더불어 네번 순행 차로 떠날쌔 일기가 심히 추워 행로가 불편하며, 하루는 길 곁에 사나이가 누웠길래 병이 있거나 취하여 자는 줄 알았더니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본즉 죽은 사람이라. 한국인들은 그 참혹한 경상을 보고 그저 지나가나 자세히 상고하여 본즉, 집도 없고 친구도 없는 사람이요 병객인고로 가다가 밤에 얼어죽었는지라. 이곳은 병든 사람이 친구가 없으면 참 고생이 막심한지라. 그런 인생은 성 밖에 담아다가 죽게 내어버리는데, 혹 더러는 죽기 전에 데려다가 치료한즉 쉬이 병을 놓고 충실하여진 자가 더러 있으며, 귀한 생명을 이렇게 구하여 주께로 인도하는지라.
륙일 동안에 오백오십리를 득달하여 친구의 괴념지택으로 편히 쉬는데 이 친구는 관영에 소임이 있는 자라. 작년 하절에 자기 아들이 중병으로 위태하였을 때에 병을 보아주었더니 하나님께서 복을 주사 병인을 소생케 한지라. 그 량친이 은혜를 표하고져 하여 닭과 계란과 오리로 선물을 하였더니, 금년에 나를 자기 집으로 인도하니 더러운 주막을 면하고 이같이 깨끗한 곳에 류하오니 참 상쾌하오며, 또 이 친구께서 그리스도의 도를 재미있어 하며 종종 출번 후에 내 방에 들어와 하나님의 말씀을 밤중까지 담론하며 같이 엎디어 하나님께 기도하였사오니 결과가 있을 줄을 아나이다. 두번째 내가 돌아올 때에는 이 친구가 반가이 영접하며 하는 말이, "내 부모를 뵈온 것이나 다름이 없이 기쁘오며 내 집에 계셔서 로형 집과 물건인 줄을 알고 쓰시기를 바란다"고 하더이다.
한국 형제로 우리 일하기 좋은 지경을 샀사오나 내가 있던 곳이 아닌고로 사람들이 나를 알지 못하여 동리에 사는 것을 거리끼고 군수에게 청하여 타국인은 무서우니 옮겨달라 하였으나 군수 말씀이, "타국인이 불행(불량)한 이가 아니요, 점잖은 양반이니 병든 자를 고쳐주며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이니 좋은 사람이 아니뇨?" 하고 명을 내려, "그를 보호하여 아무 곤고함이 없게 하라" 하였으니 사람들이 무서움이 차차 물러가고 사방에서 병인들이 모여드는지라. 매일 륙십 여명 병인을 보고 보교를 가지고 와서 데려가며 병인마다 성경 한 권씩은 사며, 그리스도의 도를 재미있어 하며 매일 밤마다 모여 진리를 배우며, 주일마다 모여 예배하고 도를 강론하였더니, 상경한 후에 편지를 보내어 속히 내려오셔서 가르쳐 달라 하나이다. 일군이 심히 긴하오며 일군이 많사오면 오랫동안 진리를 가르칠 것이오나 모든 권세를 가지신 하나님께 결과를 맡겼나이다.
평양에 득달하였을지라도 전도순행 차에 사분지일만 되는지라. 오백 여리를 더 들어갈쌔 병도 보고 복음도 전파하고 책도 팔매, 신도 되고져 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지라. 의주에 있을 때에 역신 있던 집을 모르고 있어 위태함을 당할 뻔하였사오며, 행로에 말이 넘어져서 탄 사람을 떨어트릴 때가 종종 있는데 하루는 한 고개를 넘는데 말이 미끄러져서 산 아래끼지 짐 실은 채 굴러 내려가되 산비탈로 의지하여 무사하였거니와, 만일 그렇지 아니하였더면 죽을 뻔하였사오며 말도 다침이 없이 여전히 또 가나이다. 모든 어려움과 위태함과 빈곤함이 많을지라도 잃어버린 자들에게 구원의 소식을 가져가는 즐거움은 비할 데 없사오며, 주께서 전도사들을 보호하사 해로운 것이 이르지 아니함을 믿사오며 하나님께 속한 자들이 자기를 하나님께서 쓰시고져 하는 곳에 있게 할지라.
세속 열락 부귀 공명
취치 말고 주 위하여
수고 하나 주 동행함 소원일세.
'賀樂醫員(Dr.W.J.Hall)史蹟'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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