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평양교우 오석형은 허을 의원의 이름다운 행적을 대강 기록하노라
하나님의 택함을 입은 허을 의원은 주 앞에 정성되고 온전히 마음과 힘을 다하여 혈기의 속체(俗體:고상한 풍치가 없는 속된 체제)는 하나도 없고, 성신의 인자함과 자비함과 겸손함과 온순함을 얻어 주의 제자가 되매, 하나님께서 전도와 제중하는 직분을 맡겨 우리 조선 불쌍한 사람들을 구원케 하신지라.
의원이 하나님의 명을 받아 천국 일을 중히 여기는 고로 부모와 동생과 친척과 친구를 따나 대한에 제일 악한 평양으로 온지라.
평양 사람들이 본래 성품이 악하여 사람을 심상한 일에도 돌로 쳐 상케 하기를 잘하고, 불쌍한 사람 구제할 줄은 모르고 우상 섬기는 데는 가산을 아끼지 아니하며, 술먹기와 음행하기와 노름하기를 즐거워 하는지라.
허을 의원이 처음으로 평양에 오시매 백성도 의심하고 관원도 미워하며 군축이 막심한 중, 집 사기가 어렵고 전도할 수 없으매 의원이 하나님께 기도를 많이 하고, 성중에 다니며 아해들을 많이 사랑하며 병인을 많이 고치고, 만나는 사람마다 극히 사랑하니, 불과 수개월에 감복하는 사람이 많으매 복음을 가르치며 기도를 가르쳐 교회와 학교가 설립되었는지라.
교회를 세운지 몇달 만에 군축을 만나 의원과 교우들이 고생을 당하나 주 도우심으로 평안하고 몇날 후에 난리가 또 나매 의원은 서울 있고, 평양성에 청국 군사와 일본 군사가 접전하매 성중 백성들은 다 피난갔는데, 량진 포성은 강산을 뒤집는 듯하고 탄환은 비오듯 하는데, 교우 삼사인이 회당을 떠나지 않고 주께 기도만 하고 교회가 조금도 해를 받음이 없으매 의원의 기쁜 마음이 무궁한지라.
기쁜 마음으로 평양에 내려와 총에 맞아 상한 자를 많이 고치고, 환난 가운데도 주의 영광이 우리 교회에 나타남을 보고 의원이 매우 기쁜 마음으로 우리를 가르쳤사오며, 지금까지 몇 사람이 모이면 의원의 참 사랑과 진실한 행실을 말하고, 교중 아해들도 의원이 아해와 같이 순전함을 생각하고 본받기를 힘쓰며, 또 의원이 천당에 가서도 우리 교회를 위하여 많이 함쓸 줄로 우리가 믿사오며, 우리 평양 새문안교회는 허을 의원이 반석 위에 세운 교회인 고로 무너짐을 받지 않겠나이다.
의원이 천당가신 후에 부인과 아해를 보지 못하고 본국에 가시매 섭섭한 마음이 많더니, 두번 째 부인 편지를 받아보오니 기쁘기 측량없소이다.
또 박서방 내외도 평양에 교회를 세우고 군축을 받을 때에 같이 받고, 지금은 부인을 뫼시고 미국까지 가서 주의 은혜를 많이 받았다 하오니, 진리를 많이 배워가지고 수히 돌아와서 우리 교회를 더 유익되게 하기를 기도하옵나이다.
또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하여 쉐웃이 잘 자라 의원의 착한 행실을 이어 큰 목사 되어 하나님의 일 하기를 바라오며, 이곳에서 원하는 바는 부인이 다시 평양에 오셔서 의원의 전도하던 뒤를 이어 다시 가르침 받기를 바라오니 나오실 수 있으면 좋겠나이다.
하나님의 사랑이 항상 부인과 애기와 박서방 내외에게 있기를 바라옵나이다. 아멘.
주강생 일천팔백 구십륙년 오월 십오일 교제 오 석 형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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