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1)
가야 하오 미친 바람 불어도
후줄근히 젖어 늘어져도
옷깃 바짝 세워
자라 목아지 궁상스럽더라도
앞으로 또 앞으로만.....
돌뿌리 채어 넘어졌구려
무릎팍 깨져 상채기 피는 흘러 딱해도
이 길은 우리 가야 할 단 하나의 길이라오
넓어 보이는 저 길은 길이 아님을 우리 이미 알게 됨은
세상에 함께 하시며 당신이 길이라 시던 분 예수
손수 이 길 숱한 피 뿌려 일구셨음이니
우리 다시 일어나, 곧추 일어나
그 뒤 따라 걸어가세
먼 훗날, 지금은 희미하게 보여도
마주 대고 볼 그 날
바람도 자고 길도 평탄한 바로 그 날
반기며 수고했다 말씀하실
그 분 만날 때까지.....
9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