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랍속 사금파리

통일(統一)로 가는 길<白頭山 紀行>②(94.08.15)

솔석자 2018. 4. 30. 14:08


통일(統一)가는 길<白頭山 紀行>


    백두산 가는 길은 정말 멀고도 험하다.

     흔들흔들 덜컹거리며 버스는 오래 달려도 생각은 백두를 오르는데 눈 앞에 보이는 백두산은 아직도 저만치서 그냥 백두로 기다린다.

 

    팔월 십오일광복으로 찾은 땅이 허리 잘려 갈라진 지 마흔 아홉해, 희년이 왔다고 나팔 불어 선포하고 천지(天池)를 깨우려 내 땅 놔두고 남의 땅 돌아 들어, 사연도 많았지. 천신만고(千辛萬苦), 우여곡절(迂餘曲折) 끝에 주님의 도우심으로 예까지 왔다.

    韓國一國으로朝鮮이 주께로 돌아오길 간절히 비는 마음으로......

 

    생각하는 사이에 버스는 두견별장(杜鵑別莊)을 지나치고 있었다.

    소리쳐 차를 세우고는 서둘러 하차했다.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피곤한 기색들이 역력했지만 성령 충만으로 뜨거운 사람들,

    이 시대의 모세와 여호수아와 엘리사와 이사야와 예레미야와 다니엘이, 젊은 예수들이....

 

    백두산 입구에서부터 웨곤과 군용짚차(보기에...)가 순번대로 우리를 산 위로 실어 나른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군용짚차를 타고 난간도 없고 중앙선도 없는 큼직큼직한 돌로 포장된 좁은 길을 곡예하듯 거칠게 달려 올라간다.

 

    부푼 가슴을 안고 올라가지만 마음 한 구석이 웬지 모를 허전함으로 석연치 않다.

     언제부터인가 우린 그 길을 가보기를 원했다.

     그 길을 따라 기쁨의 노래 부르며 감사기도를 드리며 즐거운 맘으로 오르고 싶었다.

     왜곡되고 비뚫어진 형상으로 구부러져 힘든 길이 아니라 길 옆 숲속엔 환희의 새가 울고,

    이름도 아름다워 통일꽃 핀 곳.


    아쉽지만 지금 우리가 오르는 길은 그 길이 아니다.

    우기고 고집하여 백두를 얘기한다지만 지금 오르는 길은 엄밀히 말해서 백두가 아니라 장백이다

    우리는 완전한 백두를 오르고 싶다.

    서울에서 평양을 지나 신의주로,

    압록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그 물에 발도 담궈가며 감격하여 그 길을 가고 싶다.


    오늘도 그 길을 오르기 위해 기도하려 우리는 장백을 오르는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