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랍속 사금파리

통일(統一)로 가는 길<白頭山 紀行>③(94.08.15)

솔석자 2018. 4. 30. 14:18

통일(統一)가는 길<白頭山 紀行>


    바람이 몹시 분다.

    몸을 날려버릴 것같은 바람.

   급경사 언덕.

   급한 마음에 숨이 턱에 찬다.

    바로 눈 앞에 한 뼘밖에 되지 않을 것 같은 산자락을 마저 오르면,

   거기 펼쳐질 장관을 한시라도 빨리 보려고 너도 나도 그렇게 기뻐 웃으며 올라들 간다.

 

    백두는 아직 흰 구름으로 두건을 쓰고 옛날처럼 그렇게 서서 태초의 신비 그윽한 모습으로 이제 막 시작된 예배를 위한 준비 찬송을, 천상의 노래를 듣는다.

    운무 걷히지 않아서 천지는 보이지 않고 가마솥 김 서리듯 그렇게 자욱하다.


   찬양이, 기도가 비를 부르고 그렇게 눈물 같은 비를 불러 눈물인지 빗물인지 분간할 수 없어 은혜 충만한 가운데 통일을 위한 기도회가 시작되었다.

    구름기둥으로 둘리워져 애굽 군대로부터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은혜 안에 시작된 예배는, 빗줄기 점점 굵어져 얼굴을 때리고 백두의 찬 바람 매서워 젖은 몸은 얼음장 같이 시려도 신령과 진정하다 못해 비장하기까지 하다.

    분단의 죄책을 고백하며,

    민족공동체 회복을 위하여,

    평화적인 통일 민족 희년을 위하여 순서 맡은 임원들이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할 때,

   머리 숙인 모든 사람들 아멘으로 화답하며 이루어 주시길 간절히 기도하니,

   비바람에도 아랑곳 없이 몸에서는 뜨거운 김이 피어난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목사님도,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하는 회중들도 다 한 가지로 성령이 충만하여,

   주님의 살과 주님의 피를 먹고 마시며 십자가를 생각하고 부활의 주님을 기리며,

   입술 마르도록 드리는 기도는,

    주여! 우리로 거듭 나, 깨고 부수는 자, 말로만 하는 자로 말고 회복하는 자로 바로 서게 하소서.”

 

    예배 도중에 처음 그대로,

     지금 막 만들어지는 듯,

    구름안개 바람에 몰려가 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거기에,

    영혼이라도 빨아 들일 듯 큰 바다그릇, 천지, 하늘 연못.

    누가 있어 이토록 장엄한 장면을 또 다시 연출할 수 있으랴!

 

     “이제 이 민족의 통일의 희년이다.” 

    떨리는 목소리로 희년을 선포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청장년전국연합회장의 백두를 울리는 함성,

    정녕 에스겔의 목소리어라!

    희년 선포의 나팔소리는 통일을 앞당길 듯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을 당긴다.


    이제 시작이다.

    끝이 아니라 시작을 알림이다.

    40만 청장년으로부터 시작된 통일기도회가 온 땅으로 퍼져,

   진정으로 회개하고 기도하는 역사가 일어나게 하는 불씨가 될 줄 믿는다.

     “주여! 이루어 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