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중국선교(1990.11.21~12.02)

12.03(월)

솔석자 2018. 5. 8. 23:33

12.03(월)

    돌아가는 날이다.

    가정도 잊고 살았던 보름동안이었다.

    식구들에게(부모님께)죄송하고 감사를 드리며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만감이 교차한다.


    *새벽기도회:-

    사    회:  김 정 순 집사

    기    도:  홍 혜 성 집사

    성    경:  요한일서 4:1~12

    봉    독:  최 은 주 자매

    인    도:  김 정 순 집사


    호텔 식구들과 작별을 하고 위해(威海)를 향해 떠난다.

    도로가 얼음 빙판이다.

    차가 거북이 걸음이다.

    재촉하는 것은 우리 일행들 밖에 없다.

    운전기사도 느긋하다.

    다른 차들도 조바심하지 않는다.

    여기 사람들은 농장이나 공장 등 일터로 가다가도 불가피한 일로 늦어지더라도 결코 재촉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그런 시간에 차에서 내려 댄스를 춘다든가 여유 있게 출발을 기다린다고 한다. 역시 만만디의 나라임을 느낄 수 있다.


    위해위 맨션에 도착 시간 12:20분.

    식사를 마치고 위해여객터미널에서 출국 수속을 마치고 전국가이드 류동수 형제와 엔타이지역 가이드 왕해륜 자매와 아쉬운 작별을 하다. 그 동안 너무들 고마웠다. 정해진 수고바 외에 더 자불하려 하였으나 한사코 사양한다. 


    17:40분, 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보름 간의 선교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 시간, 만감이 서린다.

    모든 점이 부족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열 사흘 동안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얼마 만큼의 능력을 발휘했는지 훌쩍 지나가버린 나날들이었다.


    흔들리는 배 안에서 선교일지를 쓰고 있다. 누렇고 질이 좀 떨어지는 호텔 메모지에 연필로 지난 보름 간의 사연들을 옮긴다. 다른 단원들은 꿈 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나름대로 하느라고 한 것 같았는데 아쉬움만 남는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자고 기도하며 입이 닳도록 떠들었어도 사분오열로 갈라지며 자기 목소리 키우는 데 급급한 나날들이 아니었는지, 여행을 위하여 두 벌 옷이나 전대를 차지 말라 하셨는데, '그것은 예수님 당시에나 있을 법한 이여기이고 지금은 돈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예수님의 말씀을 한낱 옛날 이야기로 치부하고는 차고 간 전대가 가시채가 되어 사울의 발 뒷꿈치에 걸리듯 우리의 사역 일정에 그렇게 걸리곤 하였다.


    갑판에 올라 어둔 세상에, 검은 바다 위에 한 조각 홀로 남아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어둔 세상 등불이 되어야 할 기독인의 자세를 다짐하고 맹세한다. 결코 헛되지 않도록 힘써 일하리라 결심한다.

    부옇게 날이 샌다. 희끄므리하게 마치 먹물처럼 바닷빛이 흐려진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그냥 한 번 왔다 가는 것으로 그칠 것인가?

    진정 우리가 만나고 부딪친 선교 현장에서의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요한 웨슬리 목사님께서 하셨듯 사후관리, 사후 양육에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한다. 이 신새벽에 주님께 서원하며 다짐한다.

    "주를 사랑하는 자는 떠오르는 태양처럼 찬란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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