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밥 솥단지

새벽기도(4)

솔석자 2018. 5. 12. 07:09


새벽기도(4)


생각이나 해 봤겠습니까

허구헌날 사랑을 빼앗김에 야속하고 외로워

동생 시새워하며 '나는 어머니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머리 허옇도록 응어리진 갈고리로만 살았더니

그게 전부인 줄 알았더니...


새끼 낳아 길러봐야 부모 맘 알 수 있다던가

예배당 마루 쭈그리고 하나님 부르던 새벽에 어머니!

기억나지 않는 날 더듬다 어머니 등에 업힌 장터

먹다가 떨어트려 흙 잔뜩 묻은 사과를

입으로 다 빨아 뱉아내어 먹여주시던

당신 크신 사랑 용케도 찾아내고 기뻐하며 울었습니다


여태껏 한 번도 당신 사랑 깨닫지 못하고 살았더니

이제까지 당신 향하여 따뜻하게 봉양한 적 없었고

그저 자식이니 어쩔 수 없이 하는 의무감으로

당신 가슴에 셀 수 없이도 많은 못 박았더니

새벽기도 마치고 돌아오는 발길

어머니! 당신의 모습 너무나 약해

안하던 짓 하면 죽는다던데 우스운 생각하며

따뜻하게 어머니 업고 뜀박질 뛰어

단숨에 내 집 돌아가고픔에 크게 가슴 설레며

당신 절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깨달아 웁니다


하나님과의 막힌 담 헐리던 날

울 어머니와의 담도 이만큼 헐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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