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랍속 사금파리

내가 어렸을 때에는… 그리고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97.12.21)

솔석자 2019. 4. 14. 07:27

내가 어렸을 때에는그리고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고고의 소리를 질러 신고를 하며 막 태어난 아기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는 다만 어느 집의 귀한 아들로서, 혹은 딸로서 기쁨과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어김없이 세상 사람 누구나 다 그랬던 것처럼 아기는 성장 과정을 다 거친 후에야 장성할 것입니다.

 

아기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다투어 한 마디씩 합니다.

예쁘다고 하면 사탄이 시샘을 한 대나 어쩐대나.

그래서 아기를 감싼 강보를 들추어 들여다보면서 역설적으로

어이구! 그눔 참 못났다하고 축복합니다.

그리고 아기 아빠 어깨 으쓱하도록

아유! 지 에비를 쏙 빼 닮았구먼하고 말하면 옆에 있던 이가

맞어요! 그래서 씨도둑질은 못한다고 그러잖어유하고 맞장구를 칩니다.

그러는 사이 재채기를 하고 하품이라도 할라치면,

아이구! 고것도 사람이라구 할 건 다하네 그려하고 귀여워합니다.

 

그렇게 모든 이들이 축복하는 가운데 아기는 자라게 됩니다.

처음에는 대소변을 가릴 능력이 없어 기저귀를 차야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맘대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란 오로지 우는 것 뿐입니다.

배가 고파도 울고, 오줌을 싸서 아랫도리가 칙칙해도 울고, 몸이 안 좋아도 그냥 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똑같은 울음 같지만 그 울음 속에는 아가 자신의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엄마! 나 배고파요”,

엄마! 나 오줌 쌌어요”,

엄마! 나 감기 걸렸어요기타 등등그에게는 그저 온통 달라는 것뿐입니다.

 

그러는 사이 아이가 자라 초등학교를 들어갑니다.

동무들과 어울리고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모르던 것을 알아갑니다.

그렇게 성장하면서 그는 점차 아기 때의 습관을 버리게 됩니다.

젖 먹고 이유식 먹던 그는 이제는 고춧가루 벌건 김치도 잘 먹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기가 할 일을 알아서 하기도 합니다.

의젓해져서 칭얼거리는 일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어른들은 그를 보며 아기였을 때를 생각하며 세월 참 빠르지하며 대견해 합니다.

 

처음 주님을 영접하고 교회에 나온 사람은 비록 육신으로는 어른일지라도 영적으로는 갓난아기와 같습니다.

교우들은 새 신자인 그를 환영하고 축하합니다.

아직 그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말하는 것, 깨닫는 것, 생각하는 것이 어린 아기와 같습니다.

기도하는 것도 그저 달라고만 합니다.

어렵고 거북하고 딱딱한 말씀은 잘 듣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성숙하면 초신자의 좋지 않은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나를 내세우며 뻐기던 마음을 버려야하구요.

다른 사람을 시샘하는 것도 버리면 좋겠구요.

함께 잘 되면 좋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하겠구요.

아니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복음의 진리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어디까지가 어린아이 신앙이고 어디까지가 장성한 어른의 신앙인가의 구분은 없습니다.

장로든 권사든 집사든 간에 사람들은 그 사람의 내면적인 믿음과 거기에서 우러나는 행위를 보고

다음과 같이 판단을 할 것입니다.

 

글쎄, 그 사람이 아무개 교회 장로래. 꼬락서니 하군.”

교회 댕긴지 얼마 되지 않았대. 믿을라문 그렇게 믿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