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어디를 보는가?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나 그리스도 안에 있으니 새 것이 되었다고 기뻐하던 처음 그 때의 순수하던 믿음은 어디로 간 것인지,
오히려 더 나아지고 성숙해져야 마땅한데 옛날보다 더 심하게 나태하고 완악함을 고백합니다.
내 인생의 다림줄은 어디로 뻗어 있으며 어디로 드리워졌는지,
진정 나는 나를 처음 찾으셨던 주님께서 내게 주실 때 감격스럽던 그 다림줄을 아직도 붙들고 사는 건지,
지금도 간절히 부르시면서 다림줄 바로 잡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뜻을 외면하고
내 자신의 일그러지고 어긋난 판단과 의지를 과신하면서
지극히 잘못된 다림줄 잡고 비뚤어진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사람들에게는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자신을 과신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또 자기들의 잣대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공연히 화를 내고 그를 무시해버리려 합니다.
시장바닥에 나가 봅시다.
재미있는 일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비극일 수밖에 없지만….
싸전(쌀가게)에 가거든 유심히 살펴보십시오.
아니, 조금 낮춰서 길거리에 앉은 상인들의 하는 양을 보십시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게 만든다고,
그들이 측정하여 팔고 사는 -소위 미군 양재기라는- 됫박을 보셨습니까?
바닥에 육군 마크가 선명한 양재기 두 개를 준비합니다.
무슨 얘긴가 하면 곡식을 살 때 쓰는 됫박과 팔 때 쓰는 됫박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살 때 쓰는 됫박은 바닥이 우묵하게 들어가 있고,
팔 때 사용하는 것은 바닥이 불룩하게 나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설마, 아무리 그럴 리가…’라고 말을 하겠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을 생각한다면 그냥 그렇게 넘길 것만은 아닙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다 그렇구 그런 거지 뭐’
‘그게 사람 사는 거 아닌감?’하고 관대(?)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암행어사가 어명을 받아 떠날 때 그가 지닌 중요한 물건에는
어사 마패 뿐만 아니라 유척(鍮尺)이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놋쇠로 만든 표준 자입니다.
지방 수령이나 암행어사가 검시(檢屍)를 할 때나 그밖에 다른 용도로 쓰여졌습니다.
나랏님이 어사를 내려보낼 때 유척과 함께
‘모든 사람이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간절한 뜻도 같이 보낸 듯 싶습니다.
다림줄은 오직 하나, 하나님께서 보내신 그것이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보시며 ‘잡거라!’하신 그 다림줄을 끝까지 잡아야 합니다.
혹 살아가다가 잠시 정신 아뜩하여 다림줄을 잘못 잡았으면 돌이키시길 바랍니다.
끊어지지 않고 변하지 않으며 실망시키지 않는 그 다림줄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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