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내가 나무라면…
하나. 나는 정녕 무슨 나무인가?(一. 我真是什么种類的樹?)
포도나무, 감람나무, 무화과나무는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합니다.
그들은 그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보람을 느끼기에 다른 곳에 잡념들 여유가 없습니다.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가지기에 다른 이의 밥그릇을 넘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가시나무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남들 위에 군림하기 원하고 기회만 있으면 남을 찌르지 못하여 안달납니다.
그가 하는 일이란 뿌려져서 막 자라나는 새싹을 그 무시무시한 가시덤불로 앞 길 막는 일뿐입니다.
그의 결국은 불에 던져 태워집니다. 혹 가시나무가 될까 삼가고 또 삼갑니다.
둘. 나는 정녕 어디에 심겨져 무엇에 쓰이는 나무인가?
시냇가에 심은 나무는 소망이 있습니다. 때를 따라 과실을 맺고 입사귀 푸를 것이기에 뿌리를 깊이 박고 배부르게 마십니다. 우택(雨沢)에 흡족한 레바논 백향목, 거기에 새들이 깃드니 하나님이 그를 심으심입니다. 불의(不義)가 나무처럼 꺾일지라도, 말라 비틀어질 일 없으니 그에게 비유하지 못할 것입니다. 강 좌우편에 있는 나무들에는 각종 먹을 만한 실과가 나고 잎사귀는 약재료가 될 것입니다.
셋. 나는 최후에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나무인가?
레바논 백향목 나는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습니다.
나는 영광의 그 자리에 자랑스럽게 서 있습니다.
백향목으로 지은 궁궐을 보시렵니까?
백향목 재목(材木), 백향목 서까래, 백향목 기둥, 백향목 들보, 백향목 마루,
가히 하나님의 백향목이라 일컬을만 하지요.
노아 할아버지는 잣나무로 방주(方舟)를 지었습니다.
잣나무는 좋은 건축 재료입니다.
잣나무 재목(材木), 잣나무 널판으로 만든 전(殿)마루,
천장도 물론 잣나무로 만들었지요.
학(鶴)조차도 집을 삼는 잣나무랍니다.
가시나무로 울창하던 그곳에 잣나무 늠름합니다..
감람목으로 만든 두 문(門),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어린 감람나무 같은 자식들은 떡잎부터 알아본답니다. 주(主)앞에 섰는 두 감람나무.
이 모든 것들이 자격없어 불감청(不敢請)이언정,고소원(顧所愿)이니, 누구나 다 그렇게 소망하고 산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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