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
하얀 빛갈의 거대한 벽
자그마한 창 너머로
해방으로 용트림하는 꿈이더냐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 보이네
욕망은 안정이란 흰 빛 속
회칠한 무덤 속에 스스로 갇힌 채
멍하게 풀린 눈망울 아무 생각없이
오늘에 안주하며 만족한다
벽 너머 저편에 무엇 있을까
행여나 소망가진 사람들
오늘도 파랑새를 찾아
기우뚱 까치발 떠 기린목 늘이고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지
진즉 포기한 이들은 옛날 어느 땐가
등잔기름 아까와 서둘러 저녁 먹고 잤대지
바람 푹 꺼진 베개 흔들어설랑 머리 고인다
까치발 선 사람들은 가슴 부풀어 희망의 해 띄우는데
잠들은 사람들은 악몽으로 눈 짓물러 절망의 달 띄우는가
박속 같은 벽 속에 두 마음 품은 인생들
오늘도 물레 돌리듯 세월을 돌린단다.
정녕 자기 힘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데도...
- 솔석자 박영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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