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밥 솥단지

시린 물로 얼굴을 씻고...

솔석자 2019. 4. 17. 10:40

시린 물로 얼굴을 씻고...


짜투리 시간마저도 내 것 아닌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사실은

드린 시간이 짜투리 시간보다도

훨씬 적었습니다

겨우 고까짓 거 몇 개 드리고서도

땅의 것 몽땅 드린 듯 생색내고

큰 길 막고 동네방네 소리 높여

신나게 나발을 불었습니다

목소리 높이지 않고 들레지도 않으신 분

어제도 오늘도 부끄런 날 그런대로 들으사

오늘 나로 얼음을 깨게 하십니다

냉수 한 사발로 머리 식히고 속 차려라

 

-솔석자 박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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