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史香)
옛적일랑은
푸른 이끼로 감춘다해도
의젓한 풍채는
오히려 관록을 머금었네
산마루 높아 구름을 코 꿰고
천 길 발 아래 계곡은 신비로 신을 신어
경상도 산골의 아침은
쉼없이 절구질 하는 폭포소리로 기지개 켠다
바로 여기
꼬집어 말할 순 없어도
그윽한 옛향기 풍기는 듯
그냥 스러진대도 섪지 않을 듯 싶어
기념품 하품 졸음 이만치 쌓인 가게
추녀 끝에 떠는 이른 봄비 낙숫물이
텃세라도 하는가
나그네 발목을 덥썩 잡는다
<솔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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