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을 의원의 부인이 자기 친구에게 보낸 편지
십이월 십구일에 내가 병보러 가려고 예비할쌔 허을 의원이 들어오신다 하기로 유아를 안고 바삐 맞으러 나아가니, 힘이 없어 서지 못하고 사람들이 침상에 누이매 처음 하는 말이, "부인과 집을 기뻐하였더니 또 병들어 그의 위로함을 내가 경험하리라" 하고 소생하는 모양이 있어 위중함을 다 깨닫지 못하였으나 열증이 한서표(寒暑表:한란계의 이전 말)로 백오도까지 이르고, 점점 기진하여 곁에 놓은 냉수도 자기가 집어 마시지 못하고 적자(赤字:갓난아이) 같이 힘이 없어지더니, 수요일 아침에는 노블 목사를 청하여 종이와 연필을 가져오라 하여 모든 왕래 부비를 낱낱이 말하고 다른 교회 회계는 책에 있다 하고 마친 후에 말하되, "내가 지금 살든지 죽든지 두 가지로 다 예비하였다" 하며, "만일 주의 명령이면 조금 더 살아 주를 위하여 일하겠고, 만일 주의 명령이 아니시면 어린 양의 흘리신 피로 씻어 문으로 들어가리라" 하고 잠시 그치더니 또 말하기를, "모두 그리스도의 피라" 하며 벌써 말하기에 힘들어 하매 차마 듣기가 어렵고, 의사 다섯 분이 힘을 다 쓰셨으나 떠나시게 되었으니, 목요일 아침에 다시 종이와 연필을 청하매, 심중에 있는 것을 쓰시고져 하되 힘이 없어 쓰지 못하니 심중에 있는 것을 내게 말하지 못하매 애연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겨우 음성을 내어,"내가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하고 아들 쉐웃을 다시 한번 보기를 청하는지라. 내외국에 아해의 친구이었던 이가 자기의 아들은 묵묵히 리별하더이다.
임종시라도 내게 말하기를, "주를 위하여 평양으로 갔으니 후회하지 말며 주를 위하여 하였나이다" 하며 죽음에도 믿음이 어린아이와 같아서 아해가 부모의 팔에 안겨 잠과 같이 십일월 이십사일 토요일 저물 때에 주에게로 잠들어 영생성일에 끼었더라.
시체를 한국 관에 넣어 한강을 내려다보는 양화진 매장터에 장사하고, 십일월 이십칠일에 배재학당에서 추도례를 행할쌔, 노블 목사가 주장하였는데 주를 의지함이 큰 복이라는 찬미를 노래한 후 생시에 좋아하던 성서 이사야 사십삼장 이십오절을 읽고, 기도는 시목사께서 하고 노블 목사는 허을 의원의 사적을 설명하고, 의원전도선교사로 나온 사적을 말씀하고, 마목사께서 연설하고 버스테드 의원은 특별찬미 패네쿠로쓰베(Crosby, Fanny. Jane 1820-1915)가 지은 노래 '누가 가겠느뇨' 하는 찬미를 부르고, 리목사께서는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하는 문제로 연설하고, 찬미는 부인의 소청으로 노래하고, 아편 장로사는 한국에 득달함과 마지막을 설명하고, 리목사께서 특별찬미를 노래한 후에 축수(祝手)하였더라.
위문서간
대영국공사 헬랜씨의 편지
버스텓 의사 전. 허을 의원 별세한 소식을 노형 서간으로 듣사오니내 심중에 심히 애연하오며, 이같이 정성스러운 일군이 별세함으로 교회에 크게 잃음이 될 뿐 아니라 교회 밖의 친구 중에서도 크게 섭섭히 여기며, 나는 사회상 친구로되 이런 지극한 그리스도인의 친구 됨이 자랑할 것이로소이다. 이같이 섭섭한 시에 내가 무슨 말씀을 하오리이까. 그러나 부인께 내 신실한 위로를 드려 주옵소서.
마목사의 편지
허을 부인 전. 내 마음에 심히 원(怨)함은 내 마음이 슬픈 것과 부인을 동고하여 위로하고져 하오나, 심중에 과연 애통함으로 정신이 산란하와 어떻게 위로할른지 알 수 없습니다. 의원의 위중함을 내가 과연 깨닫지 못하였삽고, 집에 돌아와 과연 나으리라 하고 마음을 놓았더니 이런 애통한 소식이 들리오니 참 애연 섭섭하오며, 수삭 동안에 우리가 친밀히 지난고로 더욱 원통하외다.
우리 평양교회 일로 서로 의론도 하고 서로 도와주며 세례받을 만한 사람을 인하여 내게 의론하며 그와 함께 예배도 주장하여 세례를 함께 베풀자 청하였는데, 마침 병이 중하와 불참하였나이다. 허을 의원께서 마지막 행하신 일은 병인을 간호하며 네 사람을 세례주어 성실한 사람이 되려 하는 자 있었사오니 하나님을 위하여 이같이 정성으로 섬긴 것을 모본으로 두고 가심을 아심이 복이로소이다.
내가 허을 의원으로 더불어 두번 오래 답론한 것을 영원토록 잊지 아니하겠나이다. 인천항과 한강에 나올 때올시다. 허을 의원께서 이 세상에 오래 계시지 아니할 것을 미리 아셨는지 천국과 하나님의 부르심을 말씀하시나 내가 과연 이같이 속히 부를 줄을 뜻하지 아니하였나이다. 의원께서 주의 손에 자기를 온전히 맡기고 내가 읽어드린 시편 말씀을 굳게 믿었으니 내가 참 감사하오며 내게 위로가 되나이다. 차후에 조용히 만나 우리가 서로 담론한 것을 아뢰오리다. 지금까지 내가 의원께서 내가 읽은 글을 들으시니 평안함이 용모에 드러나고, 눈을 감고 말씀하시기를, "주를 의지함이 축복이 있다" 하시고 주무시던 것이 분명히 생각나나이다.
그러나 우리가 소망이 없는 이와 같이 애통치 아니할 것이올시다. 하나님께서 부인의 믿음을 굳건케 하시고 가까이 하심을 알게 하사 위로하여 주시며 모든 애통한 짐을 다 주께 맡기시옵소서.
도티 부인의 편지
사랑하는 친구 전. 내가 당신을 친히 상봉코져 하오나 스트롱 부인이 아니계시니 학당을 두고 가지 못하옵나이다. 내가 부인을 여러 번 생각하였사오며 오래 전에 기도회에 당신께서 강론하시던 아름다운 성경 귀절을 잊지 아니하였사오며, 그 귀절대로 당신에게 되기를 원하나이다. 마땅히 동풍이 일어나는 날에 주께서 포악한 바람을 멈추시는도다.
구렛하우스 대부인
사랑하는 허을 부인 전. 당신의 남편 별세함으로 우리 애연함을 당신께서 다 아시지 못하겠나이다. 우리보다 의원을 더 사랑하는 이가 없겠나이다. 내가 당신에게 어떻게 위로함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의원이 아버님 앞에서 쉬임을 아시겠나이다.하나님께서 의원을 데려가셨으니 가한 것이외다. 어찌하여 그러한지 지금은 알 수가 없습나이다. 무엇이든지 우리가 당신에게 할 수 있거든 알게 하시옵고 속히 내 집에 오셔서 잠시 류하사 슬픈 것을 잊으시기를 복망(伏望)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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