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奉天)
오일장(日場) 열리는
시장 바닥 어슬렁대다
싸구려 난장에서
싸구려 벙거지를
하나 샀습니다
아내의 말을 빌리자면
깡통만 들면 영락 없는 걸뱅이
감히 하늘 볼 염치 없어
벙거지 눌러 써 위안 삼겠다는
무책임하고 낯 간지러운 처신
네가 어디 있느냐 부르실 때
나무 뒤에 숨었던 일 생각 나
찬비 뿌리는 하늘을 향해
맨 머리로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받습니다
행위로 내 죄 깨끗해 질 순 없지만
진득허니 하늘로 받들어 섬기오리다는
둔한 자의 마음먹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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