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밥 솥단지

씨트자락 사이로 보이는 세상

솔석자 2018. 5. 14. 16:30


씨트자락 사이로 보이는 세상


천년을 살아도 하루 같다면

거기가 천국이지 무얼 바라겠습니까?

가진 것 부족하다 불평하지 않고

감사할 줄 안다면 복 받는 일이지요


무너져내린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아직 내 생명 살아 있나

낙숫물 소리 들립니다

목을 축일 수 있으리란 생각에 감사합니다


손을 뻗어 그 누가 손을 뻗어

내 손 힘껏 잡아주면 좋겠네

다들 어디 가셨나 엄마! 아빠! 오빠!

왜 이렇게 조용하지?


졸음이 와 죽음의 그림자가 나를 덮어

점점 더 친근하게 느껴지려 하는데

한 빛, 눈부시게 밝은 사랑의 빛

작은 구멍으로 들어와 나를 감쌌네


음부의 권세가 날 이기지 못했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나는 훨훨 날아올랐네

생명으로...


날 사랑하는 이들 많은 세상에서

견디다 끝내 죽어간 가엾은 사람들 몫까지

난 한없이 한없이 사랑하며

부여안고 날 비춘 그 빛 되어 살겠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유감-


'시근밥 솥단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램(希望)  (0) 2018.05.14
타이타닉(98.04.05)  (0) 2018.05.14
늦가을 수채화  (0) 2018.05.14
아이들처럼...  (0) 2018.05.14
단오(端午)  (0) 2018.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