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랍속 사금파리

교육을 위한 것이라도 거짓말은…

솔석자 2019. 4. 13. 15:35

교육을 위한 것이라도 거짓말은……

 

엄마! 내 얼굴에 화장지가 들었어. 빨리 꺼내줘.”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이가 아주 걱정스런 얼굴로 성화입니다.

 

너 그게 무슨 뚱단지 같은 얘기냐?”하고 묻습니다.

내 얼굴에 화장지가 들었단 말이야!

선생님이 떠들고 장난친다고 요술로 얼굴에 화장지를 집어넣었단 말이야. 빨리 꺼내줘!

 

이렇게 황당할 수가.

 

눈을 감아봐. 엄마도 요술을 써서 꺼내줄게.”

화장지를 몰래 뜯어 손에들고는

짜자-! 화장지가 나왔습니다했더니,

아이가 눈을 번쩍 뜨더니,

그 화장지가 아니란 말이야하고 더 심하게 떼를 씁니다.

그러면 내일 어린이집에 가서 선생님 보고 꺼내 주세요하렴.”

 

그제서야 아이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 엄마 그런데 다른 친구들도 선생님이 얼굴에 화장지를 넣었었는데 줄 잘 서서 착하다고 꺼내주셨어하고 말합니다.

 

믿음은 불가능이 없습니다.

아이는 선생님의 말씀이라면,

진짜야! 우리 선생님이 그러셨어라고 정색을 합니다.

틀림없이 선생님이 자기 얼굴에 화장지를 넣었다는 것을 믿습니다.

자기 볼에 넣어졌고, 집에 올때까지 꺼내지지 않은 화장지가 불편하고 걱정스럽습니다.

내일 선생님보고 꺼내달라 그러자는 엄마의 말씀이 있기 전에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선생님의 교육 방법도 어이들을 다루기 위한 일종의 지혜일 수도 있겠지만,

좋은 일에 있어서도 거짓말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장성하면야 옛 일을 웃어 넘길 수 있겠지만,

성장기간 동안 아이에게는 요술로 자기 얼굴에 들어갔던 화장지가 신비로운 일일 것입니다.

'빼랍속 사금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이 무슨 죄가 있으리요마는…  (0) 2019.04.13
여자와 아이 외에 오천명이나…  (0) 2019.04.13
하늘을 우러러……  (0) 2019.04.13
네 숟가락 알기를…  (0) 2019.04.13
횡설수설(橫說竪說)  (0) 2019.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