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갈빗대로 가슴이 아파라
하나님께서 “큰 민족을 이루리라”고 말씀하셨으나
아브라함은 아이를 낳아주지 못하는 조급함을 자신의 몸종 하갈을 남편에게 첩으로 줌으로
대를 이으려 했던 사래의 권유를 마치
‘열 계집 마다하는 남자 없다’는 좋지 않은 속담을 인정이라도 하듯
못이기는 척 받아들임으로써 처첩의 갈등의 쓰라림을 맛보았습니다.
“당신이 알아서 하구려”라고 무책임하게 말함으로써
아이를 잉태한 만삭의 몸으로
본처의 학대를 견디기 어려워 광야로 달아나는 하갈을 보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이스마엘을 얻고 그를 하나님의 약속인 줄 생각했던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사라가 아들을 낳겠고 그녀로 열국의 어미가 되게 하리라”고 말씀하셨지만 속으로 웃으며
“내 나이 백살이고 사라도 구십 살인데 어떻게 자식을 낳겠습니까? 이스마엘이 있지 않습니까?”라면서 믿지 못했었는데, 그 분이 어떤 분이십니까?
말씀대로 일년 후에 이삭을 얻었습니다.
그가 젖을 떼던 날, 그를 기념하여 잔치를 베풀었을 때
첩이 낳은 아들 이스마엘이 자기 아들을 희롱하는 것을 본 사라는
눈이 뒤집혀 두 모자를 쫓아내라고 성화였습니다.
물주머니와 떡조각을 어깨에 메게 하고
사랑하는 첩과 아들을 기약 없는 길로 보내면서 아브라함은 또 가슴이 찢어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칠 년을 수일 같이’ 보냈던 야곱은
열 네해를 보내는 동안에 아내가 넷이나 되었습니다.
그 아내들을 통하여 ‘나그네 길’을 사는 동안 12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을 낳았습니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복 있는 사람의 말은 아닐지라도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더니,
야곱은 젊은 날에 자기가 취했던 약삭빠르고 야비한 행동에 값이라도 치름인지
너무나 많은 가슴 찢어짐을 겪었습니다.
여러 해 뼈를 깎는 노동은 접어 두더라도
레아가 낳은 큰아들 르우벤이 라헬의 몸종인 빌하와 동침한 근친상간의 충격,
넷째 아들 유다와 손주 며느리 다말과의 스캔들,
고명 딸 디나가 하몰의 아들 세겜에게 겁탈을 당했던 일,
사랑하는 아내 라헬에게서 낳은 아들 꿈쟁이 요셉이 광야에서 들짐승에게 잡아먹혔다는(나중에 상봉의 기쁨을 나누기는 했지만) 청천벽력의 소식을 들은 일 등...
그는 실로 나이를 묻는 바로 앞에서 “나그네 길”이라고 할 수 있을 지경의 일들을 겪었습니다.
사람들은 정말 참을성이 없습니다.
약속을 믿고 진득하니 기다리면 오죽 좋겠습니까마는
얇디얇은 양은냄비 속의 물처럼 금방 식어버릴 열정으로 불이 닿자마자 팔팔 끓습니다.
어찌 보면 참지 않는 것이 능력인 것처럼 착각하여 오래 참는 사람을
무능력하다거나, 겁쟁이로 단정해버리는 어리석음도 저지릅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셨으니 이루어 주실 분도 하나님이셔야 하는데,
자신의 머리로 판단하여 하나님의 뜻을 대신하려 합니다.
이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뜻을 오래 참아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데
‘혹시 이것이 하나님의 뜻은 아닐까’ 하며 좀 이상한 꿈만 꾸어도
섣불리 생각하여 자기 마음대로 해석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남자에게서 하나의 갈빗대를 취하여
하나의 여자를 만들고 그 둘이 부부가 되게 하셨습니다.
한 남자가 여러 명의 아내와 사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이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의지에 의하여 생각하고 행동한 결과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정복하고 다스림”이 주님의 섭리 안에 있음을 망각하고
오늘도 갈빗대가 몹시 아픈 인간들을 보시며 주님은 안쓰러워 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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