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노래 오래 비워둔지라 쌓인 먼지를 불어 털고 권해도 미련 없어라 내 앉던 자리기에 불렀던 노래 주인 왔다 반긴다만 잊어주게나 새로 앉은 내 자린 예 같지 않아 비워 둘 리 없으니 먼지 쌓이랴 누구든 사모하면 앉을 수 있지 거기서 불려지는 나의 노래는 영원 무궁 감사로 충만하리라 시근밥 솥단지 2018.05.20
사랑 나눔(2) 사랑 나눔(2) 모두가 다 안다. 우리네 경제가 어렵다는 걸 참새까지도 그걸 아는가 겁없이 방앗간을 넘봤다 ‘이판사판! 날 잡아 잡수’인지 전혀 안중에도 없구나 간 큰 참새가 아니면 정신나간 실성한 참새인가 ‘아쭈구리 요놈 봐라’싶어 눈여겨 살피는지 달포가 훨씬 지났다 어느 정.. 시근밥 솥단지 2018.05.20
빚(負債) 빚(負債) 진종일 돈 헤아리는 재미로만 살았습니다 금고 속 채곡채곡 쌓는 게 낙이었습니다 쌀 한 톨 동전 한 닢에도 벌벌 떨었지요 그게 사는 건 줄, 그거 없으면 죽는 줄 알고 가진 자의 자족함으로 저 잘난 맛에 말입니다 받을 빚 셈하면 그렇게 괘씸할 수 없다가도 남 줄꺼 생각나면 왜.. 시근밥 솥단지 2018.05.20
사랑 나눔 사랑 나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음은 그곳에 자기 필요한 것 있기 때문이요 주인이 질색하며 황급히 쫓아버림은 손해보지 않으리란 계산 때문이지요 참새는 머리 박살 날 위험 예견해도 방앗간을 우습게 지나치는 일 없고 주인은 지가 먹으면 얼마나 먹겠나 한 번도 그냥 두.. 시근밥 솥단지 2018.05.20
누가 오늘을 목 놓아 울랴 누가 오늘을 목 놓아 울랴 오천 원짜리 위조지폐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 화폐에는 위인들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천원짜리에는 퇴계 이황 선생의 초상이, 만원짜리 지폐에는 세종대왕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우리의 생활수단인 화폐에 위인들의 초상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시근밥 솥단지 2018.05.20
변화산(2) 변화산(2) 이 전에 다른이 그러듯이 거기좋아도 내려오겠다며 올라갔던그들은 정말거기가좋았나 대뜸맘이후딱변하여 세상을살릴사명잊었네 여기가좋사오니하며 이전사람들보다도 더게으른종되어 섬김받음에 익숙해져 내려올 생각 은 아예 접어두었는가 소경에 귀머거리 앉은뱅이 벙.. 시근밥 솥단지 2018.05.20
달리다굼 달리다굼 육신 더불이 어미 죽었던 영혼 나 살릴 그 무엇 전혀 없는데 상여 날 때 지나던 나사렛 예수 외아들 의지하던 과부 불쌍해 부정한 송장 위에 손을 얹으며 큰 음성 벽력같이 소리치기를 청년아 명하노니 일어나거라 우레같은 그 소리 음부를 울려 죽었던 영과 육이 생명 얻으니 .. 시근밥 솥단지 2018.05.20
더불어 배불러라 더불어 배불러라 모자랄 성 싶은데 많이 가진 듯 쓰고도 남는다며 나누는 사랑 가진 자 너끈하게 무안케 하네 많이 가졌는데도 아주 없는 듯 더 가지려 움켜쥔 몹쓸 탐욕은 주리고 헐벗은 이 멍들게 하네 한울님 크신 섭리 기억하는가 많이 모은 사람도 하루치 양식 적게 거둔 이 역시 하.. 시근밥 솥단지 2018.05.20
세월(歲月) 세월(歲月) 희나리 고사목(枯死木)도 죽기 전에는 할 말이 많았을 걸 위세 떨치며 호령하듯 뭍 나무들 위에 어른 대접 받더니 부귀고 영화도 세월따라 흘러흘러 병들어 골골하니 풍채도 시들었네 막 크는 젊은 놈들 업신여겨 타박한다 웬수 같은 늙은이 안 죽어 지겹단다 '에구, 늙으면 죽.. 시근밥 솥단지 2018.05.19
단 한 번의 깨달음 단 한 번의 깨달음 오라시는 그 분의 손짓 병든 자 부르시는 간절한 음성 이 세상을 다 준대도 어찌 그것과 대신하련만 오늘을 그냥 이대로 사는 것이 천하에 제일 편하고 좋은 것으로 알아 명분과 체면 때문에 이웃 눈치 살피다가 먹을 갈아 검게 쏟아놓은 듯 더럽기가 한량 없던 이 죄로.. 시근밥 솥단지 2018.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