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삼(冬三)의 넋두리 뻘쭘하다. 언제까지일까? 높이 있다는 게 이다지도 욕될 줄은... 귀해서 그런 줄 알았다 어깨가 으쓱했었다 허접한 것들 따고 나만 높다랗게 띄웠으니 제일로 아끼는 줄... 이 동삼에 덜덜 떨며 안다 귀한 것은 귀하니까 그러니까 보관하는 것이고 쓸모없는 것은 아무 짝도 쓸 데 없어 그래.. 시근밥 솥단지 2019.02.13
양(羊) 양(羊) 나는 양이다 늙어 기력 떨어진 데다 병들어 굶주리매 피골이 상접하여 발걸음 떼기 버거운 무지랭이 양들과 함께 있다 이름하여 내 선한 목자는 그 많던 양 무리 뛰쳐나갈 땐 무심하여 나가는 양 안 잡고 들어오는 양 안 막는다며 무섭게 흰 소리 치다가 나날이 떠나는 양 늘어나고 .. 시근밥 솥단지 2018.12.21
역설 역설(逆说) 그 대는 날죽여 잘근잘근 씹어먹지만 나 또한 그대의 몸속에서 그대먹는다 한 모금 두모금 거나하게 취하는구려 아 는가 나역시 뱃속에서 그댈삼키오 겉사람 강건할 때 속 사람 후패하고 쾌락에 젖어들 때 영원 생명 잃는다 瓦片 朴荣淳 시근밥 솥단지 2018.11.28
진실(真实) 진실(真实) 울렸다고 종인가 울린다고 종인가 아니다 들려야 종이다 종은 들려지라고 만들어졌으니까... 행여 그대 내 생각으로 울렸고 내 맘에는 울리는데 다른 이가 듣지 못하면 그대는 종이 아니다 그대는 그냥 소리나는 징 울리는 꽹과리일 뿐... 瓦片 朴荣淳 시근밥 솥단지 2018.11.27
쉬는 시계의 독백 쉬는 시계의 독백 난 그저 배고플 뿐이라네 제발나보고 네맘대로섰다 안그러면좋겠네 나는너희들과달라 아우성도소용없지만... 난 밥만 준다면 언제든지 벌떡일어나 달려갈수있어 여기누워있는건 네게으름때문인걸 너만배부르면다였고... 난 허리 휘도록 일했어도 맘가는대로 한적은.. 시근밥 솥단지 2018.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