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게... 산다는 게... 열 가운데 아홉 훌쩍 떠나고 하나만 남았네 지푸라기 잡을 듯 다 줄 것 같더니 뒷간 나오는 맘 감사할 줄 모른다 그게 인생이라고 말일랑은 마소 자랑일 수 없는걸… -솔석자 박영순- 시근밥 솥단지 2019.04.16
석수장이 셋이 있어 석수장이 셋이 있어 첫째 석수장이가 돌을 다듬습니다 둘째 석수장이가 돌을 다듬습니다 셋째 석수장이가 돌을 다듬습니다 첫째 석수장이는 마지못해 일하구요 둘째 석수장이는 돈 때문에 일하는데 셋째 석수장이는 마땅한 일 한다네요 첫째 석수장이는 오만상 찡그렸구요 둘째 석수장.. 시근밥 솥단지 2019.04.16
자기를 사랑하게 하소서 자기를 사랑하게 하소서 욕심이 아님을 당신도 아시지요 자기를 사랑할 줄 모르면 어찌 다른 이 사랑하리요 그러면서 사랑 배우겠지요 자기 사랑 길지않게 하소서 거기 안주하지 않게 하소서 가득한 사랑 나누지 않으면 움켜 쥔 손 정욕으로 굳어져 베푸는 일 잊어버릴 겁니다 과하지도 .. 시근밥 솥단지 2019.04.16
나를 돌아봅니다 나를 돌아봅니다 거울을 보면서 어둡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거울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내 얼굴이 세상 숯검정으로 새카맣게 그을린 채 거울 앞에 섰음이라오 명경지수 가득 담은 산중 옹달샘을 봅니다 성질 여상(如常)하여 불변해도 어저께 그 물은 아니랍니다 언젠가는 나도 여기 떠.. 시근밥 솥단지 2019.04.16
야누스 야누스 하얀 빛갈의 거대한 벽 자그마한 창 너머로 해방으로 용트림하는 꿈이더냐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 보이네 욕망은 안정이란 흰 빛 속 회칠한 무덤 속에 스스로 갇힌 채 멍하게 풀린 눈망울 아무 생각없이 오늘에 안주하며 만족한다 벽 너머 저편에 무엇 있을까 행여나 소망가진 사람.. 시근밥 솥단지 2019.04.16
토양 살펴 씨를 뿌려…(2000.03.26) 토양 살펴 씨를 뿌려… 흑암의 땅에 울며 잠들었다가 새벽의 땅에 기뻐 일어났다 밤새 부엉이 울던 계곡에 세속에 찌든 미련 버리듯 향동(向东)하여 세면(洗面)한다 잠자다 갈 수도 있는 세상 부지불식간에 생명 얻었으니 이보다 더 복된 선물 있으리요만 내게 밥 날라다 준 고마운 이는 .. 시근밥 솥단지 2019.04.16
몰랐어도 이젠 알게 되기를…(2000.03.19) 몰랐어도 이젠 알게 되기를… 날 먼저 보신 주님, 내가 부르매 내 안에 오사 공들여 샘 여시니 솟아 흘러 마른 영혼 적셨다 척박한 땅,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없던 곳 성령의 큰 물줄기 흘러 적시니 옥토가 되었다 토기장이 하나님 진흙덩이 날 빚어 그릇 만들어 생기 불어 거하사 귀한 .. 시근밥 솥단지 2019.04.16
봄(春)(2000.03.12) 봄(春) 젖은 흙 한 삽 떠올려 덧씌워 바르던 논둑길 콘크리트로 단장하여 흙 냄새 사라진 곳에도 새파랗게 쑥이 돋아나니 툇마루 장죽 무신 영감님 담장 넘겨보며 미소짓네 어허! 이보게 봄일세그려 겨우내 비워두던 사랑채 생쥐 드나들던 아궁이와 불길 살피던 부지깽이도 주인 맞을 생.. 시근밥 솥단지 2019.04.16
삼일절에 부쳐…(2000.03.05) 삼일절에 부쳐… 기약없는 날 소망하며 외치신 님들이여 미약하였지만 비굴하지 않으셨었다지요 연이어 퍼지는 함성에 산천도 목메이고 삼월 시린하늘 서슬 퍼렇게 상기되었죠 월출산 신령 불러 치성드리던 마음에도 일낙서산 인생무상을 외우던 마음에도 일가화합하듯 일심으로 피 뜨.. 시근밥 솥단지 2019.04.16
돌들마저 소리지를 이 마당에…(2000.02.27) 돌들마저 소리지를 이 마당에… 하나님은 우리를 당신 닮게 만드셨지만 우리는 제 복에 겨워서 그거 잊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세상 관리하라셨지만 우리는 주인행세로 그저 거들먹거렸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환난을 귀띰해 주셨건만 우리는 밥그릇 크기 셈하다 기회 잃었습니.. 시근밥 솥단지 2019.04.16